노동부 감독관이 요청한 모든 서류를 전달하고 나면, 감독관은 짧게는 며칠에서 몇 주간 서류를 검토하며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혹은 체납된 임금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감독관은 내게 진행 상황을 전달하며 얼마 전’에 조사 결과를 전달해왔다.“사내 취업 규칙에 따르면 승현씨가 전달해주신 서류의 연차는 4일이 사라지는 게 맞아요.”존재조차 몰랐던 취업 규칙이 내 발목을 붙잡았다. 감독관이 말하는 취업 규칙이 뭔지 이해가 되지 않아 몇 차례 감독관에게 그게 뭐냐고 되물었고 감독관이 내게 설명했다.
“미리 말씀 드리지만 조사를 진행했을 때 직장 내 괴롭힘이 실제로 있었더라도 저희 쪽에서 강제로 사과를 하라고 할 수도, 어떤 배상을 하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아셔야 해요. 그래도 진행하실 거예요? 실제로 인정받기도 어렵고 저희는 정말 어떤 것도 강제할 수가 없어요.”내 건을 맡게 된 감독관은 나와 인사를 나누고 앉자마자 저 이야기를 꺼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을 진행하는 걸 만류하는 듯한 어조에 순간 의지가 꺾일 뻔 했다. 하지만 내가 바꾸지 않으면 주변의 누군가가 이런 상황 속에서 또 괴로워
“요즘 90년생들은 열정이 없고 개인주의가 심해서…” 라는 말로 상처받는 또 다른 나를 위해.이유 없는 야근, 과중한 업무량, 상사의 이해할 수 없는 지시.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는 시점은 저마다 다르다. 나의 퇴사 결심은 상사의 욕에서 비롯됐다. 나는 입사 2주 후부터 찾아온 야근과 해외출장 업무에도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았다. ‘다 같이 바빠서 야근하는 거니까, 회사가 일이 많으면 모두 함께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며 넘겼다.그러다 상사와 대표의 고집과 무능으로 인해 맡고 있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