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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노동조합협의회는 13일 금융위원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에 대형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상과 관련한 철저한 감독을 요구했다.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카드업계가 현대‧기아자동차와의 카드 수수료 협상에서 결국 백기를 들었다. 카드사들은 가맹 계약 해지를 무기로 든 현기차의 요구를 받아들여 1.89% 수준에서 수수료 협상을 마무리 짓고 있다. 이에 카드사 노조는 향후 다른 대형가맹점과의 협상에서도 수수료 인상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카드노동조합협의회는 13일 금융위원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에 대형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상과 관련한 철저한 감독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현기차와 수수료 협상을 완료하지 못한 일부 카드사에 현 수수료 수준에서의 원활한 합의를 종용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현기차가 우월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가맹 계약 해지를 무기로 개편된 카드수수료 체계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 1월 말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에 해당하는 현기차에기존 1.8%대였던 카드 수수료율을 1.9% 중반까지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현기차는 이 같은 수수료율 인상안에 반발하며 카드사에 이의제기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다. 인상된 카드 수수료율 적용을 유예하고 협상을 통해 공정한 수수료율을 정한 뒤에 이를 소급적용하자는 것이 골자다. 공문에는 카드사가 제안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가맹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신한‧삼성‧KB국민‧하나‧롯데카드 5개사는 현대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1일부터 인상한 수수료율을 적용해 계약 해지를 통보 받았다. 비씨카드의 경우 현기차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수수료 인상폭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지난 7일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됐다.

그러나 지난 8일 현기차가 수수료율을 소폭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양측 간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이에 지난 10일 KB국민‧하나카드, 지난 12일 신한카드가 협상을 타결했으며, 삼성‧롯데카드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인상된 카드 수수료율이 당초 카드 수수료 개편 목적이었던 초대형가맹점에 대한 역진성 해소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당초 수수료 개편안 대로라면 2% 이상으로 카드수수료가 높아져야 했지만 1.89% 수준에서 협상이 완료됐다”며 “카드 수수료 하한선 제도가 마련돼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2.3%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에 관한 가이드라인 및 처벌규정 마련도 촉구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대형가맹점의 갑질 방지를 명문화해놨지만 처벌 규정이 약해 사실상 용인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대형가맹점은 카드사에 부당하게 낮은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법령에도 불구하고 현기차는 수수료를 소액 인상했다는 이유만으로 카드사에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현행 1000만원 이하, 1년 이하 징역인 벌칙 조항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1일, 28일 두차례에 걸쳐 금융당국과 ‘카드 경쟁력 제고 TF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TF 회의에서는 카드사 비용보전,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부가서비스 축소, 신사업 진출 방안이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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