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금융당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 제외 조치에도 글로벌 투자자의 평가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 최근 국내 금융시장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고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손 부위원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지난달부터 예상했던 이벤트로,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국내 기업의 생산과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민·관이 총력 대응하고 있는 만큼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단기외채비율은 31.6%로 낮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투자액도 각각 6조9000억원, 10조1000억원 증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도에 대비한 CDS(신용 부도 스와프)도 지난 2일 기준 30.01bp로 지난해 말 39.5bp, 2017년 말 52.2bp에서 점차 양호한 수준을 이어나가고 있다. 외화보유액 역시 지난달 기준 4031억1000만달러로 세계 9위를 유지 중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크리스트 한국 배제 발표에 한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하락폭이 적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2일 기준 미국 다우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가 각각 1.05%, 2.11% 하락한 반면 코스피 지수는 0.95% 하락하는 데 그쳤다. 홍콩 항셍지수(-2.35%)와 중국 상하이지수(-1.41%)의 하락폭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손 위원장은 “지난 2일 새벽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될 우려가 커졌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증시에 반영됐다”며 “다만 우리 증시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모니링하며 대응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손 부위원장은 “향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 등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경제 여건도 녹록치 않다”며 “기획재정부, 한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공동 대처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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