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으로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증권가는 한일 무역갈등이 심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20원 선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97% 오른 1215.3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건 2017년 1월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6일 오전 9시 2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24% 오른 1218.90원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경제가 생산, 투자 및 수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역시 지난 5일 역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대를 돌파한 것은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교보증권 이영화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에 따른 달러 약세, 무역협상 기대에 따른 위안화 가치 안정화 등으로 하향 안정화하던 원·달러 환율이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급등했다”며 “미중 무역 갈등 격화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한국경제의 성장 기대도 약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200원 상회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상단을 122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으며, KB증권도 미중 무역 합의 불발로 미국의 추과 관세 부과가 발생하면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 장재철 연구원은 “한일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내외로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합의가 불발되고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가 있다면 위안화 약세와 달러 강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125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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