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한국 증시가 기록적인 폭락장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은행주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량 실적을 거둔 은행주 역시 철저히 시장에서 소외되며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6일 한국 증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시 2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911.92로 전일 대비 1.65% 내렸고 코스닥 지수는 0.58% 내린 566.49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장 초기 3년여만에 1900 아래로 떨어지며 공포를 형성했고, 코스닥은 530대까지 밀렸다가 현재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지난 5일 상황은 더 심각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6% 내린 1946.98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기준 195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7.46% 떨어진 569.7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7% 이상 하락한 시기는 2011년 9월 26일로, 약 8년 전이다. 또한 560 이하로 밀린 것은 2015년 1월 8일이 마지막이다.

국내 증시 부진의 1차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이 꼽힌다.

현재 중국 위안화 환율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를 이유로 역외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대를 돌파했다. 중국이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한 것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교역촉진법에 의해 1년간 환율 문제 개선을 위한 양자협의를 하게 되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은 각종 조치를 취해 중국을 압박할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조치까지 진행했다.

다른 원인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한일 간 분쟁이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고, 한국이 이에 대응한 각종 조치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은행주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6일 오전 10시 38분 기준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2150원으로 전일 대비 2.80% 하락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52주 최저가인 12만3000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KB금융은 전일보다 0.28% 내린 4만50원을 기록했는데 역시 52주 최저가(4만650원)를 경신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4만2100원과 3만3050원을 나타내고 있는데, 아직은 52주 최저가보다는 높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1만2450원으로 52주 최저가(1만2500원) 밑으로 내려갔다.

BNK금융(6740원)과 DGB금융(6910원)도 52주 최저가 근처에서 주가를 형성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은행권 실적이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가운데 대외 시장 환경의 영향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은 상황에서 은행주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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