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기도
지난 4월 경기도와 경기도 내 31개 시·군이 함께 협력해 발행한 ‘경기지역화폐’ (사진=경기도)

<대한데일리=정유라 기자>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며 결제시장에서 기지개를 펴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는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된 사용처, 지자체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파이를 키우기 힘들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역자치단체는 전년 대비 168% 늘어난 177곳으로 집계됐다. 지역화폐 발행규모도 2017년 3065억원에서 지난해 3714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발행액만 1조6714억원에 달해 성장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인천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천e음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인천e음카드는 지난달 21일 기준 가입자 수 67만3000명, 발행액 3040억원을 기록했다. 부천시가 지난 4월 발행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부천페이’도 석달 만에 카드발급 3만8000여장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지역화폐는 다양한 장점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 지역민에게 사랑받고 있다. 

지역화폐 사용자들은 구매 시 6~10% 캐시백 적립을 받을 수 있고, 적립된 캐시백은 현금 대체로 사용할 수 있다. 지역 상인들의 경우 지역화폐 시스템 운영비와 관리비를 지자체가 지원해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울러 지역자본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처럼 지역화폐가 지역 결제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에서 카드사는 지역화폐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카드 사용 비중이 큰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을 제외하고 시장과 편의점, 카페 등 소액결제 가맹점으로 사용처를 제한해 소비자들의 장기간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또한 카드사들은 시스템 운영비와 관리비를 지원하는 지자체의 예산 확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천시는 과도한 현금 캐시백 예산을 감당할 수 없어 지난달 31일 인천e음카드의 운영사항을 개선했다.  

인천시는 사용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캐시백을 제공했다. 그러나 지난 1일부터 월 사용액 100만원까지만 기존 6%의 캐시백을 지급하고 이를 초과한 사용액에 대해서는 캐시백 혜택을 제한하기로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과 여행의 증가로 2분기 전체 카드승인액만 214조원이 넘은 것으로 기록되 아직 신용카드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지역화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맹점을 늘리고 인센티브를 꾸준히 제공해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예산부족으로 각광 받았던 혜택마저 줄이고 있어 안정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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