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 홈페이지
K-OTC 홈페이지 갈무리

<대한데일리= 이봄 기자> #주식투자의 꿈을 안고 월급의 일부를 저축해 1000만원을 만든 A씨. A씨는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을 사고 싶었지만 최근 시장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이고 있었다. 투자를 고민하던 A씨에게 친구인 B씨는 세제 혜택도 받고 코스닥 상장도 기대할 수 있는 비상장주식 투자를 추천해줬다. 하지만 A씨에게 비상장주식 투자는 처음 듣는 생소한 투자방식이었다.

흔히 ‘주식 투자’를 말하면 많은 사람은 코스피나 코스닥, 즉 증권거래소에 등록된 회사의 주식을 매매하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K-OTC 시장을 통해 비상장 대기업, 중견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주식 시장에 접근하는 한가지 방법이다. 

K-OTC 시장은 비상장 주권의 매매를 위해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설·운영 중인 장외시장을 말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비상장 대기업, 중견기업 주식의 거래를 돕기 위해 설립됐으며, 코스피·코스닥 시장 대비 규제가 적어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강조된다. 

지난해 기준 K-OTC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억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배나 늘었다. 2014년 시장이 처음 개설된 이후 4년 만에 누적 거래대금도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K-OTC 시장에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세제 혜택에 있다. K-OTC 시장의 벤처·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는 주식을 판 이득에 대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2017년까지만 해도 소액주주 양도세 면제는 벤처기업 투자만 인정됐지만 지난해 1월부터는 중소·중견기업까지 확대됐다. 

또한 K-OTC 시장은 코스닥 상장도 기대할 수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대어’ 종목이 코스닥에 상장하면 IPO 공모주 모집 대비 상장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높은 투자 이익을 얻을 수 있다. K-OTC 시장 출범 이후 한국 거래소에 정식 상장된 기업 수는 지난해까지 총 9개사다.

매매 방법도 간단하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거래소 주문방식과 동일하게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한 후, 전화·HTS를 통해 매매주문을 하면 된다. 

다만 K-OTC는 규제를 최소화한 시장인 만큼 투자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K-OTC 시장에 등록됐다는 사실이 우량기업이라는 사실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전 기업의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K-OTC 기업 관련 정보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K-OTC 시장은 거래량 같은 주식 유동성이 낮아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주식을 취득하거나 처분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거래규모가 적은 만큼 소량의 거래로 주가 변동이 커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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