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DI
자료=KDI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다섯달 연속 ‘경기부진’ 진단을 내렸다.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로 통상 마찰이 심화돼 경제 하방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KDI는 지난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의 경기 부진 진단은 지난 4월 이후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KDI는 경기부진의 원인으로 대내외 수요가 둔화되면서 소매판매액(소비) 증가폭이 줄어 투자·수출이 부진한 점을 꼽았다.

지난 6월 소매판매액은 낮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3.4%)보다 증가폭이 큰 폭으로 줄었다. 내구재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서비스업생산 증가폭도 전월(2.3%)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0.1%의 증가율을 보인 탓이다.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지난 6월 설비투자는 -9.3%의 증가율 나타냈다. 특히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는 전월(-25.5%)에 이어 -18.3%의 증가율을 기록해 부진한 상황이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지난 7월 자본재 수입액도 13%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각각 -6.3%, -7.5% 증가해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도 전달(-13.7%)과 비슷한 수준인 11% 감소하는 등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21.6%)는 증가했지만 반도체(-28.1%), 석유화학(-12.4%) 및 석유제품(-10.5%)은 역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경기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DI가 7월 국내 경제전망 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경제성장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평균 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조사보다 0.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수출도 올해 하반기까지 부진이 지속돼 연간 6.8% 감소하고 내년에도 1.3%의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오는 4분기 준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세계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며 “무역분쟁과 중동 정세 불안 등 경기 하방 위험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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