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투자협회(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자료=금융투자협회(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온라인으로만 판매되는 펀드의 순자산 총액이 11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펀드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판매 의무화에 나선 데다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수수료가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온라인 전용펀드 순자산 총액은 11조507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8조9556억원에서 7개월 사이 28.4%나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 전용펀드는 2017년 하반기 이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2010년 말 온라인 전용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1조5000억원에 못 미쳤다. 이후에도 2017년 초까지 7년간 약 2조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7년 하반기 온라인 전용펀드는 6개월 만에 약 2조원이 증가한 순자산 5조1429억원을 기록하며 급증했다. 지난해 1월에도 순자산 6조7818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온라인 전용펀드가 급성장한 이유는 금융당국이 펀드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온라인 전용펀드 판매 행정지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7년 7월부터 자산운용사가 공모형 펀드를 새로 출시할 때, 반드시 온라인 전용 상품도 포함해 내놓도록 강제했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창구판매용 펀드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채널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용펀드를 판매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자산운용사가 ‘A클래스 펀드’를 신규 설정하려면 펀드 이름 뒤에 온라인 전용 상품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E’ 또는 ‘S’를 붙여 ‘Ae클래스 펀드’, ‘As클래스 펀드’도 함께 출시해야 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금융위는 자산운용사에 추가 펀드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가 있을 시 온라인 전용펀드가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도록 지도했다.

정부의 온라인 전용펀드 활성화 정책에 일부 증권사들도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온라인 전용펀드인 ‘Ae클래스’의 판매 대가로 취득해왔던 0.5%에 달하는 선취 수수료를 폐지했다. 삼성증권도 올해 말까지 온라인으로 투자상품을 거래한 고객에게 월 최대 5만원을 캐시백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전용펀드의 수수료가 오프라인 상품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시장 확대에 한몫했다.

오프라인에서 펀드를 가입하는 경우 투자자는 1%가 넘는 판매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온라인 전용펀드는 영업점을 직접 통하지 않아 판매 수수료가 최대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비대면 자산관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 홈트레이딩서비스(HTS)나 모바일트레이딩 서비스(MTS)를 통한 펀드 첫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에 영업점을 통해 펀드 거래를 했던 투자자들도 판매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전용펀드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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