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부펀드, 日 전범기업에 4634억원 투자
대한민국 국부펀드, 日 전범기업에 4634억원 투자
  • 염희선 기자
  • 승인 2019.08.09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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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경협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국회의원.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일본 전범기업에 4634억원을 투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연금에 이어 국부펀드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가 확인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부천원미갑)이 KIC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IC는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포함한 일제강점기 일본 전범기업 46개사에 4억1200만달러(원화 4634억 상당, 2018년 말 기준)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IC의 일본기업 주식 투자 총액은 34억3000만달러(원화 3조8600억원)로 전체 해외주식투자액 464억달러의 7.4%다. 일본 채권투자 총액은 69억6000만달러(원화 7조8300억원)로 전체 해외채권 투자액 483억달러의 14.4%를 차지하고 있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환보유액 1026억달러(원화 115조원)을 위탁받아 해외의 주식·채권·부동산 등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우리나라 대표 국부펀드로 현재 투자운용액은 1445억달러(원화 173조원)에 달한다. 

​김경협 의원은 KIC가 일본 전범기업 투자한 것이 확인된 만큼 이것이 과연 사회적책임투자 원칙에 부합하는 것인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IC는 과거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일으킨 영국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 한국 옥시 본사)와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사건을 일으킨 독일 폭스바겐과 같은 비윤리적 기업에 대해 상당한 규모의 국부를 투자했던 바 있다. 

​이를 계기로 KIC는 지난해 말 자체적으로 해외기업 투자에서 수익성과 같은 재무 요소 외에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하는 사회적책임투자(스튜어드십코드) 원칙을 수립·공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 내역이 확인되면서 말로만 사회적 책임투자를 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일례로, 해외 국부펀드 중 노르웨이 GPFG(정부연금펀드), 네덜란드 ABP(공무원연금)는 무기제조·담배생산 기업, 국제인도주의법 위반 및 토착원주민 권리 침해 기업을 투자 배제기준으로 정하고 있어 한국의 풍산, 한화, KT&G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KIC는 자체 수립한 사회적책임투자 원칙을 통해 ‘투자대상 기업에서 중대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가 확인되면 의결권 행사, 주주 관여 등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경협 의원은 9일 KIC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일명 일본 전범기업 투자 제한법)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KIC가 자체 공표한 사회적책임투자 원칙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일제강점기에 우리 국민을 강제동원한 기록이 있는 일본 전범기업의 투자를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김경협 의원은 “일제 강점 시기 750만명의 우리 국민이 일본과 전범기업들에 의해 강제노동에 시달렸는데도 전범기업들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마당에 국부펀드가 사회적책임투자의 원칙마저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투자수익에만 골몰한다는 것은 후손된 입장에서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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