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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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채권형 펀드가 증시 하락장에서 유일하게 선방했다. 연일 이어지는 증시 급락으로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채권형 펀드에 올해만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으며, 수익률도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 및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채권형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7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가 등락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국내주식형 펀드가 17.54%의 순손실을 나타냈다는 것과 비교된다.

국내채권형 펀드는 급격한 증시 하락세를 보였던 이달 들어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9일 기준 국내채권형 펀드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0.26%로 집계됐다. 지난 2일 코스피 지수가 7개월여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 하락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와 시장중립형 펀드는 각각 -5.35%, -1.04%의 손실을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을 비교 해봐도 국내채권형 펀드가 0.63%의 이익을 낼 때 국내주식형 펀드는 -7.77%의 손실을 봤다.

국내채권형 펀드는 자금 유입도 지속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와 같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자, 지수를 추종하던 투자금이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로 이동한 것이다.

채권형 펀드는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 하락장에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증시 불확실성에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질수록 투자금이 몰리는 모습을 보인다.

연초 이후 국내채권형 펀드에는 10조54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와 순자산은 34조611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과 국내혼합형 펀드에서는 각각 5286억원, 6564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혼합형 펀드의 경우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최근 한달간 1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국내채권형 펀드는 같은 기간 1조752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주요 자산수익률도 상반기와는 달리 금과 채권과 같은 안전선호가 두드러졌다”며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진정 국면은 7.03위안까지 올라갔던 위안 환율이 다시 6위안대로 안정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 그전까지 불안 심리는 ‘주식 저평가’와 ‘채권 고평가’ 인식에도 채권 투자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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