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4%다. 가구당 보험 가입 수도 평균 4개가 넘는다.

국민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했다는 뜻이며, 다시 말해 보험사와 설계사들의 생계 수단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사들은 수시로 상품을 개정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설계사들도 보험사의 지원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설계사를 마주칠 일이 많아진다. 지인 혹은 소개, SNS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만 봐도 보험 상품 및 재무설계 홍보가 쏟아진다.

정보 범람의 시대에 소비자는 보험사가 주는 긍정적인 신호에 익숙해지게 되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가족·친구 등 지인이나 소개를 받은 설계사로부터 보험을 가입하게 된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더 무서운 법. 아무리 친한 사람이 보험 가입을 권유해도 무작정 가입하면 금전상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보험 가입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면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보험, 단기간 저축을 위한 저축보험, 불의의 상황에서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정기·종신보험, 질병 및 상해에 대비하기 위한 건강보험 가입과 같은 확실한 목적이 필요하다.

70~80년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나라 보험영업 방식에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지인을 통한 일명 ‘하나 해 줘’ 영업 방식이다.

거절 못할 사이임을 강조하면서 좋은 보험 상품이라는 명목으로 가입을 요구하는 행위에 자신이 왜 가입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체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성인이 되기도 전 본인이 피보험자로 가입된 소비자라면 대부분 이렇게 보험을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보험은 장기 상품이며, 한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재산 목록 중 가장 큰 세 가지 안에 든다는 것을 말이다.

한 상품계리 전문가는 “보험은 개인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갖는 가장 큰 재산 목록인 집과 차 다음으로 값진 재산”이라는 메시지를 기자에게 전하곤 했다.

매 월 10만원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보험을 20년이라는 시간동안 유지한다면 2400만원짜리 재산이며, 20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상품은 4800만원 이상의 값어치가 메겨진다.

이 같은 재산을 형성하는데 있어 소비자는 더욱 신중하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정말 내가 필요로 해서 가입하는 보험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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