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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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전자 지분 매각 이익분 반영을 제외하고도 흑자 규모를 늘렸지만, 삼성화재는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생명은 75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금을 반영한 일회성 요인인 7515억원을 제외하고 발생한 흑자 6893억원과 비교하면 8.2%(622억원) 증가한 셈이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 확대는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PE란 월납, 분기납, 연납, 일시납 등 보험료 납입 형태가 다른 계약을 모두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로 신계약 매출 추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신계약 APE는 663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6582억원과 비교해 0.8%(54억원) 늘었고, 이익기여도가 높은 보장성 신계약 APE는 4304억원에서 4836억원으로 12.4%(532억원) 확대됐다.

또 장래 이익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계약 가치는 2분기 358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2556억원)보다 40.2%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로 보장성 상품 판매 활성화를 통한 영업 호조에 따른 결과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9155억원에서 16조4871억원으로 2.5% 줄었고, 영업이익도 1조9923억원에서 9695억9200만원으로 51.3% 감소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매출액이 9조1380억원에서 9조3323억원으로 2.1% 확대된 것 외에 대부분의 성장 지표가 작년과 비교해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감소한 4261억원을 기록했다. 전자 지분 매각이익인 1912억원의 기조효과를 제외해도 22.3%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 9445억8600만원이었던 영업이익은 6148억원2900만원으로 줄었다.

삼성화재의 실적 부진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는 작년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 및 정비수가 인상, 육체노동자 취업 가능 연한 증가, 중고차 판매 시세 하락분 보상 대상이 확대된 반면 보험료 인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지난 1월 정비수가 인상분만 일부 반영해 1차로 3.0%의 보험료를 인상했고, 6월 중고차 판매 시세 하락분 보상 확대 및 가동연한 확대에 따른 약관개정으로 1.5%의 보험료만 조정했다.

결과적으로 1년 재가입형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손실이 지속됐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흑자 규모를 축소시켰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보험료 납입 규모가 큰 법인을 대상으로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며 “이 때문에 안정적인 보장성보험 수익을 지속적으로 거둬 실적도 상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금융당국의 눈치로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지 못해 손실이 커져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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