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금값이 상승하면서 관련 상품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국제 금 선물 가격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1500.4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3개월 전인 지난 5월보다 18%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5월 온스당 1272달러까지 떨어졌던 금 선물 가격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선제적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1400달러로 급등했다. 이후에도 미국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온스당 1511달러까지 뛰어오르며 5년 만에 15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최근 1년 수익률도 금 선물이 채권과 주식에 비해 높다. 최근 1년간 금 수익률이 27%를 기록할 동안 채권과 미국 S&P500지수는 각각 10%,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금 시세도 오름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20일 기준 세달 전보다 1만원 이상 오른 5만8103.97원(1돈당 21만7889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값이 오르면서 국제 금 선물이나 금광·귀금속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금 펀드 수익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금 펀드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모두 20%를 넘어섰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16%를 기록해 가파르게 상승했다.

구체적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속-파생형]’의 최근 1년 수익률이 23.73%,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파생형)’이 25.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A’과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종류C-e’의 1년 수익률은 각각 25.57%, 26.58%다.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클래스A’도 24.23%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Hedge·위험회피) 자산으로 통한다. 미국 국채 금리, 달러 가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에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금 관련 상품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져 금 펀드 수익률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에 따라 올해 금 가격 상승률은 20%를 넘어섰다”며 “금은 대표 안전자산인 동시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완화 시기에는 채권보다 금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강송철 팀장도 “완화적인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통화정책과 미중 분쟁 불확실성,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금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며 “장기금리, 은행주 주가 반등, 미중 무역분쟁 스몰딜 합의 등이 있기 전까지는 금 보유를 지속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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