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뚜렷한 목적이 생겼다면 다음은 어디서 보험에 가입할지 선택할 차례다.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 GA(독립법인대리점) 소속 설계사, 은행 창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대면채널은 설계사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 개인의 수입과 소비 현황을 파악하고, 자산 보유량을 기반으로 생애 전반에 걸친 재무설계를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대면채널별 장점을 보자. 생명·손해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 해당 보험사 상품의 특성을 더 확실히 소개받을 수 있다. 하지만 타사 상품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보험료와 보장의 크기는 얼마나 다른지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GA 소속 설계사는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어 상품을 소개하기 때문에 회사·상품별로 비교 설명을 들어볼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소비자 선호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대신 보험회사·상품별로 설계사의 수당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설계사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추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은행창구에서도 보험 상품을 접할 수 있다. 은행과 제휴를 맺은 보험사 상품들이 골고루 존재하기 때문에 입맛대로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게 아니라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얻기 힘들 수 있다. 

비대면채널은 CM(사이버마케팅), TM(텔레마케팅), 홈쇼핑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중간 마진 개념인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CM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CM채널은 설계사 없이 소비자가 직접 가입하고 싶은 보험 상품을 온라인에서 선택할 수 있다.

TM채널은 보험사가 제휴를 맺은 회사에서 고객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보험상품을 설명하고, 고객이 동의할 경우 계약을 체결하는 채널이다. 대면채널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전화 통화로만 상품을 이해해야 하는 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이해하지 못하고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 

홈쇼핑채널은 짧은 시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상품을 반복 설명 한다. 때문에 과거에는 알아듣지 못하는 어려운 용어가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이유로 불완전판매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내가 상품에 대해 궁금한 내용이 있을 경우에는 상담원을 통해 물어봐야 하는 불편도 있지만 대면채널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는건 분명한 장점이다.

대면채널에서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 지속된 연락으로 불편한 점이 발생할 수 있지만, 비대면채널은 설계사와 관계에서 오는 피로가 없다. 추가로 보험에 가입해 달라는 요구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비대면채널은 보험에 가입하면 상품과 보장 범위를 스스로 이해한 후에, 담보 설정 같은 설계를 혼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상담을 받고 보험에 가입하면서 내는 수수료가 없는 대신 본인이 가입한 보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비대면채널에서 가입하면 불완전판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스스로 약관이나 보장을 확인하고 가입한 만큼 향후 보험금 지급 분쟁이나 청약철회 사유가 발생할 경우 완전 판매에 따른 손실을 개인이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험 상품을 가입하는데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졌지만 그만큼의 책임도 소비자가 짊어져야 한다. 보험을 가입하고자 한다면 채널 선택도 신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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