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A씨는 그동안 5000만원의 투자금을 국내 주식형펀드와 국내 주식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의 영향으로 수익률 부진이 지속되자 결국 국내 주식 시장에서 투자금을 모두 회수했다. 이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해외 기업의 수익률이 높다는 정보를 듣고 해외 주식으로 투자금을 옮겨 국내 증시 하락장에도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었다. 

국내 증시 부진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으로 발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135억2600만달러(한화 약 16조2298억원)에 달하는 해외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억달러(2조1600억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는 홍콩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167억달러를 사들여 가장 많았으며 미국 100억달러(12조원), 중국 74억달러(8조8992억원), 일본 55억달러(6조6143억원)순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CHINA AMC CSI 300 INDEX ETF’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에만 5억7597만달러(6927억원)를 매수했다. 이어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아마존’을 4억7684달러(5724억원)가량 구매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난 이유는 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 때문이다.

올 하반기 들어 코스피 지수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이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으로 장중 190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에도 올해 초보다 2.47% 감소한 1960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미국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5.55% 이상 증가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11%, 19%나 올랐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부진하기 시작한 지난달에만 25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을 매수했다.

해외 주식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은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주요 국가에 대한 최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우량주를 구매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 주식을 0.1주나 0.01주와 같은 소수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미국, 중국, 홍콩, 일본 4개국에 한해 제공해왔던 온·오프라인 주식거래 서비스를 지난 20일부터 영국, 독일, 캐나다, 베트남 등 총 13개국으로 늘렸다.

증권사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 정보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젊은 투자자일수록 해외주식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최소수수료를 폐지하고 해외투자를 돕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내놓으면서 해외주식 투자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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