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소재 분야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인 ‘필승코리아 펀드(NH-Amundi 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 상품)’에 가입했다. 문 대통령의 가입금액은 5000만원이다.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는 글로벌 무역 여건 변화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부품·소재·장비 관련 기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성장성을 갖춘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로 지난 14일 출시됐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국내 부품·소재·장비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해 ‘필승코리아’라는 펀드 명이 붙였다.

필승코리아펀드는 운용보수를 낮춰 그 수익이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용보수 중 50%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부품·소재·장비 관련 대학교와 연구소에 장학금 등으로 기부하거나 사회공헌활동에 활용된다.

문 대통령의 가입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박찬대 의원 등 여당 의원들도 소재·부품 국산화에 힘쓰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 당일 가입을 마쳤다. NH농협금융 김광수 회장을 비롯한 이대훈 농협은행장, 농협금융 계열사 대표들도 출시 당시 가입을 완료한 바 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농협 계열사들이 300억원의 기초 투자금액을 제공했으며, 개인투자자들이 5억원가량 가입해 현재 운용규모는 305억원 수준이다.

다만 해당 펀드가 주목할 만한 수익률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는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연초 이후 손실율이 평균 5%를 넘어서며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승코리아펀드도 주식형펀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 부진과 연동해 낮은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필승코리아펀드는 테마펀드에 속하는데, 테마펀드 특성상 관련 이슈가 가라앉으면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며 “국산화를 추진하는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봤을 때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 제고를 위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를 담아 운용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국산화 기업을 지원하는 애국펀드라는 말이 무색해진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