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업계에는 40만명이 넘는 설계사가 근무하고 있다. 보험사 소속인 설계사가 약 18만명, GA(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가 약 23만명이다.

그렇다면 이 중 내가 가입하고자 하는 보험을 믿고 맡길만한 설계사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정착률과 계약유지율, 불완전판매율로 구분한다.

정착률은 설계사 업무를 시작하고 1년 혹은 2년간 정착을 잘 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만큼 영업력을 발휘해 자리를 잘 잡았는지를 나타낸다는 의미다.

정착을 잘 했다는 것은 곧 상품 판매 능력이 좋고 상품에 대한 이해도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 나에게 정도 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계약유지율은 설계사가 유치한 계약들 중 현재까지 얼마나 유지가 잘 되고 있는지를 의미하는 수치다. 설계사를 믿고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며, 고객 만족도가 나름대로 높다는 숫자이기도 하다.

내 보험을 설계사에게 맡기는데 있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은 ‘불완전판매율’ 수치다.

일반적으로 불완전판매는 ▲중도해지 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 ▲청약서 미교부 ▲보장성보험의 저축성보험 둔갑 ▲설명의무 미이행 ▲약관 전달 불이행 ▲이익 실현을 극대화해 설명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예를 들면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을 소개하면서 환급률이 높다는 점을 강조, 저축성으로 오인토록 유도해 상품을 판매하거나 원금손실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는 경우다.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설계사라 함은 소비자의 권익과 이익 보다 설계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자주 실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러한 설계사는 가급적이면 피하고, 진정성 있고 정도 영업을 하는 설계사를 찾아야 한다. 보험은 제3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만명이 넘는 설계사 중 이러한 설계사를 고객 스스로가 찾기는 어려운 법.

이 같은 소비자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e-클린보험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가 자신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설계사의 기본 정보와 신뢰도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제도로 시행됐으며,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설계사 고유번호를 전달받아 입력하면 현재 소속 회사 및 과거 소속, 제재이력과 같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정보로 손꼽히는 불완전판매율, 계약유지율과 같은 정보는 설계사가 정보 공개를 동의한 경우 확인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자신있게 본인의 불완전판매율과 계약유지율을 공개할 수 있는 설계사라면 믿고 보험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평생 동안 내 재산을 지켜줄 보험을 관리해 줄 선별하는 능력도 소비자의 덕목이 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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