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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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증권사들의 자산관리(WM) 사업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국내 경기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투자가 위축돼 증권사에 돈을 맡기는 자산가들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WM 수수료 수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WM 수수료는 증권사의 집합투자증권(펀드), 랩어카운트, ELS·DLS, 신탁과 같은 금융상품을 통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그 대가로 받는 수수료 수익을 합친 수치다.

WM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상반기 WM 수수료 수익은 5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6%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의 WM 수수료 수익 감소는 지난해 보다 랩어카운트와 펀드 취급 수수료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상반기 232억원이었던 펀드 수수료 수익은 올해 상반기 204억원으로 30억원 가까이 감소했으며, 랩어카운트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97억원에서 81억원으로 16억원 줄었다. ELS와 DLS 판매를 통한 수수료만이 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3억원 늘었다.

NH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7.39% 감소한 410억원의 WM수수료를 기록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펀드 취급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21.7% 하락한 220억원으로 집계돼 하락세를 주도했다.

삼성증권도 전년 동기보다 10억원 줄어든 270억원의 WM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으며,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각각 77억원, 368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WM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기준 KB증권의 WM 수수료 수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 이상 늘었다.

증권사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WM 사업이 정체기에 들어선 이유는 경제 환경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악화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증권사에 돈을 맡기는 투자자들이 줄어 WM 수수료 수익도 자연스레 감소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의 거액 자산가(HNW) 고객수도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의 HNW 고객수는 올해 상반기 15만979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만명 가까이 줄었으며, 삼성증권의 HNW 고객수도 전녕 동기보다 3000명 감소한 10만2000명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까지는 경제 및 증시 상황이 좋아 예탁자산 증가가 지속됐지만, 4월 이후 증시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WM사업도 영향을 받았다”며 “HNW 고객수도 줄었지만 10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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