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기준금리 하락이 보험업계 다방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융당국과 보험사는 초저금리에 대비해 각종 위험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 조영현 연구위원은 지난 1일 ‘금리 하락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가 보험사의 자본·금리 리스크·성장 및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기준금리가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하락했다. 7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 대비 0.6%에 불과한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래 경기도 어두운 상황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 이달 22일 기준 국고채 1년, 10년, 30년 금리는 각각 1.108%, 1.229%, 1.242% 등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거나 금리가 더 낮아지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크다.

현행 회계제도에서는 금리가 하락할 경우 통상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가 올라간다. 자산의 상당부분은 시가평가되는 반면 보험부채는 원가평가 돼 금리하락에 의해 가용자본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명보험사의 RBC 비율은 271%, 손해보험은 243%로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이 뿐이다. RBC가 일부 상승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금리 하락이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 요소가 대부분이다.

2022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이 적용돼 실질적으로 자본이 평가되면 자산과 부채 모두 시가 평가된다. 이럴 경우 금리하락은 보험사의 부채 가치를 증가시켜 총 자본을 감소시킨다.

금리 하락은 자본 감소와 함께 듀레이션 갭(잔존만기 차이) 자체를 확대시킨다. 금리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자산 가치는 느슨하게 상승하는 반면 보험부채는 급격히 확대된다. 보험사들은 듀레이션 갭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초장기채 매입을 확대할 수 있는데, 이는 장기금리가 더욱 하락하는 요인이 되기도 해 악순환을 반복할 수 있다.

저축성보험은 공시이율 하락에 따라 판매유인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예금보다는 이율 하락폭이 작아 소비자 수요 확대 여지는 있지만, 이율을 내릴 경우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는 데다 수익성 악화 및 사업비 지출로 판매 유인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초저금리 환경이 계속되면서 최저보증이율 인하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험사 최대 수익원인 보장성보험 판매에도 제동이 걸린다.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이 인하할 경우 보험료가 올라 장기적으로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조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초저금리 환경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및 사업모형 전환을 촉진하고,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자구적 리스크 관리를 유인하는 제도 및 사업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초저금리 고착을 가정으로 한 부채 구조조정을  적극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이전, 계약 변경과 관련된 합리적인 제도가 대표적인 예”라며 “보험사는 해외 진출, 신사업 추진, 등 성장성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해야 하며 초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연금 상품의 구조와 판매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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