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은행 기관영업, 최후에 웃는 자는
'쩐의 전쟁' 은행 기관영업, 최후에 웃는 자는
  • 염희선 기자
  • 승인 2019.09.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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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예금 유치, 높은 대외신뢰도 확보 장점,
공공기관·연구소·공단 주거래은행 경쟁 치열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소매금융에 한계를 느낀 은행권이 기관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공공기관과 공단이 주기로 주거래은행을 새로 뽑기 때문에 언제나 기회는 열려 있다. 안정적으로 수십만의 고객을 확보면서 예금을 유치하고, 대외 신뢰도도 쌓을 수 있으니 은행에 일석이조다. 기존 주거래은행은 방어에 사활을 걸고, 경쟁은행들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일명 '총성 없는 전쟁터'가 바로 기관영업 시장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공단은 최근 주거래은행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주거래은행 사업설명회에는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은행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짐작케 했다.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은 1990년부터 국민은행이 맡아오면서 30년 넘게 독점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공무원연금공단의 기금 규모는 11조3261억원에 이른다.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은 연금 지급, 연금·학자금 대출금 지급, 임대주택·분양주택 사업(대금 수납·지급), 공단 운영비, 직원 급여 지급, 공단 자회사(리조트·골프장 등) 자금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지난달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주거래은행 선정 절차도 진행됐다. 중진공의 운영 기금은 7조9623억원 수준이며 수탁금은 4132억원이다. 주거래은행을 통한 연금 금융거래 규모는 자금예치 2622억원, 채권원리금 지급대행 3조7087억원이다. 중진공 주거래은행의 업무는 정책자금 융자금 지급과 회수, 정부출연금 수납과 지출, 수탁사업 자금관리 따위다. 지난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었으며, 이번 선정에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도 지난달 말 주거래은행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2018년 기준 진흥원의 정부출연금 규모는 1345억원, 월평균 잔고는 516억원이다. 진흥원의 주거래은행이 되면 정부출연금 수납과 자금집행, 업무지원, 대여금고 지원 업무, 법인카드 업무 등을 수행한다. 

국가핵용합연구소도 주거래은행을 선정한다. 이번 선정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주거래은행 업무를 맡긴다. 연간 예산규모는 1793억원, 정부출연금 규모는 825억원이다. 특징은 외화송금 업무다. 주로 유로화, 달러화, 엔화 송금을 주거래은행에 맡긴다. 자금 수납과 출납, 정부출연금 수납·출납 업무도 주거래은행의 주요 업무다.  

은행권 기관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쩐의 전쟁'이라 부르는 각종 출연금 및 기부금 경쟁이다. 은행들은 공공기관, 공단, 연구소의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리 우대와 혜택을 제공하고, 해당 기관에 출연금과 기부금도 내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시도금고를 비롯한 정부기관, 연구소, 공단의 주거래은행 선정에 은행들이 상당히 공을 쌓고 있다"며 "3~5년에 한번씩 주거래은행 선정 절차가 다시 진행되기 때문에 기회의 문도 항상 열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거래은행을 방어하거나, 탈환하기 위해 물밑에서 출연금이나 기부금을 바탕으로 출혈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