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에서 보장하는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사람을 물론 애완동물과 건물, 자동차, 제조물 책임 등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게 보험이기 때문이다.

보장이 세분화 된 손해보험사를 기준으로 보면 소비자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담보는 천 여 가지가 넘는다. 그 중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보장 수도 마찬가지로 천여 개 이상이다.

이 많은 담보, 내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도사리는 각종 위험으로 인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암을 비롯해 뇌, 심장, 디스크, 입원, 수술, 치매, 치아, 눈, 골절 등 나에게 닥칠 위험이 너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보험사가 판매하는 보장 항목들을 전부 가입할 수 없다. 다 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너무 비싸고 설령 가입한다 하더라도 얼마 못 가 보험료 부담에 해지할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보험을 가입해야 할까? 또 얼마나 가입해야 보험의 순기능인 내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선 가족력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친가 또는 외가에 암·뇌질환·심장질환 등 발병률이 높은 질병을 앓은 친인척이 있다면 해당 담보로 보험을 가입하는 게 좋다.

암을 비롯한 뇌·심장질환은 발병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질병 코드에 따라 고액의 치료비를 요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경계성종양, 제자리, 기타피부, 갑상선암과 같은 유사암은 일반적으로 치료가 쉬워 병원비가 적게 든다.

반면 뇌, 췌장, 백혈병, 림프암, 식도암과 같은 고액암은 수 천 만원의 치료비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만큼 고액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고액암의 경우 발병 시 일상생활도 불가능하며, 긴 입원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비용은 물론 간병비도 필요하다.

가까운 친척 중 고액을 요구하는 질병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나도 발병 가능성이 있기에 고액암에 가입하는 것도 향후 발생할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보험 전문가들은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기 때문에 자신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으로 설계할 것을 권하며, 고액의 질환에 대해서는 연봉의 2배까지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소비자에게 있어 보험을 가입하는 타이밍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과거에는 소비자 본인이 필요한 시기 또는 주변의 권유로 가입을 했지만 최근 보험업계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담보들의 가입 한도가 올랐다.

또 저렴하게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필수가입 요소가 사라지기도 하고, 인수기준이 완화화는 것과 같이 소비자 혜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보장을 해주지 않던 질병도 현재는 폭 넓게 가입할 수 있다는 뜻이며, 반대로 현재는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지만 조만간 담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전적 요인을 고려하는 것 외에 설계사를 통해 현재 보험 시장을 살핀 이후 나에게 적정할 것이라 생각되는 담보는 물가 상승률과 내 연봉 수준에 맞게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는 보험을 가입하는데 있어 소비자는 설계사가 아닌 스스로 어떤 담보를 얼마나 가입해야 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하며, 시장을 내다보고 가입하는 시기를 결정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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