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바이오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라젠의 임상 실험 중단,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결정 등 국내 바이오주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기업에 연이은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에만 25% 넘게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84곳으로 구성된 코스닥 제약지수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6696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초(8643포인트) 대비 25.7% 떨어진 수준으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의 하락폭(9.6%)보다 2배 이상 크다.

지난달 종가 기준 코스피의 의약품 지수도 8539포인트로 연초보다 26.6% 하락했다.

바이오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신라젠, 코오롱티슈진과 같은 개별 종목의 잇단 악재 때문이다.

한 때 시총 10조원을 넘어서며 바이오 대장주로 올라갔던 신라젠은 지난달 말 종가 기준 연초 대비 85.7% 떨어진 1만500원까지 내려앉으면서 바이오주 하락을 주도했다.

신라젠의 경우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맘제 ‘펙사벡’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글로벌 임상 3상 실험을 중단하게 됐다.

지난달 1일 독립적인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와 펙사백 간암 대상 임상3상 시험의 무용성 평가 관련을 진행했으며, DMC는 신라젠에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이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동시에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높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무용성 평가에서 펙사백을 신약으로 출시할 만한 개선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의 임상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사실과 함께 지난달 28일 검찰이 신라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라젠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찍었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품목허가가 취소되면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점도 바이오주 하락에 영향을 줬다.

지난 5월 식품의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거래소도 코오롱티슈진의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검토를 진행했다.

검토 결과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성분을 몰래 바꿨다는 점이 상장심사 서류상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누락에 해당했으며, 이에 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했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도 코오롱티슈진 코스닥 상장을 위해 제출한 서류에 인보사케이주 관련 허위사실을 기재해 상장 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부진이 코스닥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2004년 줄기세포·임플란트로 이어졌던 바이오 랠리가 기술수출, 바이오시밀러로 이어진 현재 국면과 수익률 측면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발생할 이벤트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 주식의 수익률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바이오주는 그동안 절대수익률의 회복은 있었지만, 시장 대비 상대수익률은 부진했다”며 “코오롱티슈진, 신레진의 이슈가 바이오주 성장가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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