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삼성화재가 GA(독립법인대리점)와의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전속설계사 수수료 개편을 진행하면서 GA가 불매 운동에 나설 것을 예고하자 한 발 물러선 이후 이달 일시적으로 월 250% 시상을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GA와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달 GA채널 시상에 오는 6일까지 장기인보험 30만원 실적을 채울 시 말일까지 250%의 시책을 제공하기로 했다.

손보업계는 월 평균 250%의 시책율을 적용해 상품 판매자에게 시상을 지급한다. 월 초 높은 수준으로 제공한 이후 주차별로 낮아지는 형태다. 예를 들면 1주차에 350%를 적용하고, 2주차 300%, 3주차 250%, 4주차 200%, 150%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시책율을 적용하고 설계사가 10만원의 보험료로 상품을 팔았을 시 월 초에는 35만원 가량 추가 시책을 받지만 월 말에는 15만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이달 첫 주까지 30만원의 보험료 실적을 달성하면 한 달 내내 250%의 시책율로 시상을 지급키로 한 것이다.

시책 규모 250%를 일정하게 적용받을 경우 월 초에 일정 수준의 실적 마감을 한 이후이기 때문에 향후 발생하는 신계약에 대해서도 마감 압박이 없을 수 있다. 또 다수의 회사와 위탁판매 계약을 맺은 GA의 특성상 비교 판매를 해야 하는데, 월 말 신계약에서도 삼성화재 상품 판매 시 높은 수준의 시책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이달 시책 정책 변화가 GA와의 관계 완화를 위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지난달 삼성화재가 자체적인 수수료 체계에 변화를 준 이후 GA업계와 일시적으로 대립 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말 전속설계사 대상으로 자체적인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삼성화재는 신인 전속설계사가 수수료 지급체계를 실적형과 고정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적형은 판매 실적에 비례해 1200%까지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익월 수수료는 725%다. 고정형의 경우 영업 초기 적응기간을 고려해 위촉 후 3개월 동안 최소 20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고정급을 주고 이후에는 고정형과 동일한 수당 체계를 적용 받는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GA에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에 대해 불매 운동 선언을 한 것이다. 당국의 수수료 체계 개편이 높은 수당을 지급받던 GA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화재의 이 같은 전략은 GA설계사의 이탈을 야기하는 반면 삼성화재가 리쿠르팅(설계사 모집)에 이용하려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보험사 영업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GA에서 강경하게 대응하자 삼성화재는 얼마 후 실적형 수수료 체계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서는 전체 영업 실적에서 GA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만큼 삼성화재가 한 발 물러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시책율이 월 평균 250%를 훨씬 뛰어넘는 정도의 파격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좋은 조건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면서 “지난달 자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 이후 GA의 반발이 극심해져 불매 운동으로 확산될 움직임이 보이자 GA와의 관계 완화를 위한 정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시책 관련 가이드라인이 250%인데, 이를 준수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다”며 “시책은 회사 정책에 따라 매월 바뀔 수 있는 부분이기에 특별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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