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대신증권
자료=대신증권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신증권 정연우 리서치센터장은 17일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자산시장 전망…여전히 안전제일’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기는 순환 사이클상 하락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미국 국채시장에서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보통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의 금리는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의 금리보다 높게 나타난다. 장기채권과 단기채권의 금리가 뒤집히는 ‘일드커브 역전’이 발생하면 대표적인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정연우 센터장은 “최근 나타난 장단기 금리역전에서 볼 수 있듯, 미국 경제도 이제 안심할 수 없게 됐다”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장기화도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우 센터장은 내년에는 경기불안에 상응하는 정책적인 대응이 강해지고, 미중 무역분쟁이 잠시 소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도 단기적인 안정세를 보이며 글로벌 증시 역시 제한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연우 센터장은 “2020년 위험자산의 반등은 장기적인 추세변화보다는 반작용에 의한 제한적인 반등의 성격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장기투자 관점에서 2020년 증시의 반등은 안전자산 비중확대, 위험자산 비중축소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2020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반등이 글로벌 경제 전반의 장기적인 저성장 구도 자체를 바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 이후 누적 돼 온 부채리스크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언제든지 패권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정연우 센터장은 “글로벌 정책여력의 소진과 더불어 일시적인 금융시장의 안정이나 경기둔화 우려의 약화가 미중 간의 분쟁을 더욱 격화시킬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적인 대응 여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그동안 누적됐던 위험 요인들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장기화되고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비중을 필수적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자산군 별로는 금, 국채, 글로벌 핵심지역의 상업용 부동산을 추천했다.

특히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호무역주의 장기화와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안전자산 내 금 선호도를 높여 금으로 안전자산 수요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연우 센터장은 “금, 국채과 같은 자산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매력이 높아진다”며 “위험자산의 확대는 권하지 않는다. 다만 모멘텀 투자자들의 경우 2020년 제한적인 반등국면에서의 트레이딩 바이(Trading Buy)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