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 상품이 제공하는 보장 선택이 어려운 소비자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선호하는 담보 유형을 선택하는 요령을 살펴보자.

자신의 가입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갱신형과 비갱신형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갱신형은 정해진 주기별로 내야 하는 보험료가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보험료가 달라지는 원인은 보험사들이 가입자의 연령, 직업군, 성별을 묶어 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내가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료가 오르는 이유다.

갱신형 담보는 보장을 받기 위해 계속해서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큰 단점이 있다. 3·5·10년과 같은 설계된 주기별로 다시 산정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내가 가입한 상품의 주계약에 대해 보험료를 다 냈어도 특약에 갱신형이 있다면 해당 특약의 보험료는 계속 내야 한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계속해서 보험료를 내야하는데, 보험료가 오른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가입자별로 그룹을 묶기 때문에 나 뿐 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위험률과 보험금 청구가 늘면서 내가 내야 하는 보험료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보험료가 얼마나 인상될지 모른다는 점은 갱신형 상품의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싼 값에 보장을 받을 수 있을 줄 알고 유지하다간 나중에 몇 배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갱신형 담보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갱신형 담보는 초기 가입 시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젊은 나이에 갱신형 담보를 가입하면 질병이나 상해 발생 위험이 낮아 비갱신형 담보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

예를 들면 동일한 형태의 특약인 중환자실입원특약을 3년 갱신형으로 가입할 경우 30세 남자 기준 39원으로 1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반면 비갱신형 표준형은 540원의 보험료를 내야 1000만원까지 보장받는다.

나이와 직업군이 동일하지만 갱신형과 비갱신형의 보험료 차이는 가입 당시 14배 가량 난다. 당장 돈이 없는데 짧은 기간 내 보장을 받아야 하는 소비자라면 갱신형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갱신형과 달리 비갱신형은 초기 보험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일정한 보험료를 납입하면서 만기가 길어 장점도 존재한다.

상품으로 비교하면 20년간 보험료를 내야 하는 주계약에 특약으로 설계 시 540원을 20년간 납입하고 100세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차이가 있다.

나이를 먹고 보험료가 인상되는 갱신형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보험료를 아낄 수도 있다.

납입기간 설계도 굉장히 중요하다. 납입기간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는데, 보험료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납입기간을 길게 설계하면 매월 내야하는 보험료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서도 보험료를 계속 내야 하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반대로 납입기간이 짧으면 젊을 때 보험료를 전부 내고 향후 보장만 받을 수 있지만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 수준은 크게 올라간다.

생명보험사 종신보험을 예로 들면 5000만원 보장, 30세 남자 월납 기준으로 20년납은 10만2500원의 보험료를 내지만 30년납은 7만7500원의 보험료만 내면 된다.

전체 납입하는 보험료 총액은 동일하지만 납입기간 설계에 따른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의미다.

보험사 상품 중에는 가입해야 할 담보들이 너무 많다. 그 중 어떤 보장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개인의 성향으로 갱신·비갱신 먼저 가려보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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