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예탁결제원(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자료=예탁결제원(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파생결합증권(DLS) 신규 발행이 반토막 났다. 올해 초 은행 및 증권사가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DLS가 전액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파생상품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신규 발행된 DLS 금액은 총 5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이번달이 절반 넘게 지났지만 발행금액이 아직 1조원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내 2조원 벽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DLS는 지난 6월에만 해도 3조1464억원이 발행되며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7월 3조1131억원을 기록해 발행금액이 소폭 줄어든 후 지난 8월에는 2조191억원이 발행돼 전달 대비 35%나 감소했다.

DLS는 발행종목 수도 줄었다.

DLS 발행종목은 올해 들어 매달 400건 이상을 유지해오다 지난 7월 505건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 8월 333건으로 뚝 떨어졌다. 이달 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신규 발행된 DLS 종목도 공모·사모 각각 53건, 66건으로 총 119건에 불과하다.

DLS 상품 중에서도 신규 발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건 사모펀드다. DLS 사모상품은 지난 7월 283건이 신규 발행됐지만 지난달 193건으로 100건 가까이 줄었다.

증권사에서는 DLS 신규 발행이 줄어든 원인으로 지난달 발생한 해외 금리 연계형 DLS 손실 사태를 꼽고 있다.

올해 초 은행 및 증권사는 영국과 미국의 이자율스와프 금리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추종하는 사모 DLS‧DLF 상품을 팔았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평균 손실률은 90% 이상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금리가 상승해 손실률이 소폭 줄었지만 수익구간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은행이 원금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도 신청한 상태다.

D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를 중심으로 DLS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PB들도 DLS 상품 가입을 적극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LS는 주로 은행 PB센터를 중심으로 판매되는데 은행이 상품 판매에 치중하다 보니 설명의무를 다했더라도 DLS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가입한 투자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파생상품 투자로 돈을 번 투자자들도 이번 DLS 사태가 터지면서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져 투자를 꺼려하고 PB들도 상품 권유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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