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의원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미취학아동이 보유한 주식의 상속 과정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재호 의원(경기고양을)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자(만 0세~18세) 보유 상장회사 주식 및 배당금 현황(2018년 12월 말 결산 기준)’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 주주들은 786개 상장회사 주식 6309만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총 평가액 약 5760억원, 배당액은 68억원이다.

평가액을 기준으로 보면 미취학아동인 만 0세에서 6세가 921억원, 초등학생인 만 7세에서 12세가 1766억원, 중고등학생인 만 13세에서 18세가 3072억원이었다. 배당금은 각각 9억5000만원, 21억1000만원, 37억2000만원이었다. 

이 중 배당금만으로 1억원 이상을 받은 미성년자는 4명이었다. 만 14세 주주와 만 15세 주주 2명이 시가 3만9950원의 유가증권 ‘예스코홀딩스’ 보통주를 각각 7만5310개씩 소유해 배당금을 약 1억1300만원씩 받았다. 만 16세 주주 1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시가 5700원의 ‘에이피티씨’ 보통주를 52만5000개 소유해 1억500만원의 배당을 받았다. 만 17세 주주 1인은 시가 26만원의 ‘SK’ 보통주를 6만6666개 소유해 배당금 2억6700만원 가량을 챙겼다.

미성년자 배당액이 가장 높은 회사는 삼성전자로 이 회사의 미성년자 주주들은 한 해 약 7억원(6억9250만원) 가까이 배당을 받았다. 이어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약 4억9500만원, SK 3억4200만원, 예스코홀딩스 2억4300만원, 삼성물산(구 제일모직) 2억3500만원 순으로 높은 배당액을 기록했다.

미성년자 보유주식 중 평가액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전자(소유주식수 합계 195만여개)로 757억원에 달했다. 태어나자마자 주식을 보유한 만 0세 주주들이 가진 주식 중 평가금액이 제일 큰 종목 역시 삼성전자로 281명의 만 0세 주주들이 1만8000여개를 소유해 평가금액이 7억원가량이었다.

심지어 만0세 주주의 총 보유주식수는 12만여개로 평가액은 20억여원을 상회했다.

미성년자들이 보유한 주식이 총 발행주식수의 5%가 넘는 경우도 꽤 많았다. 서울제약은 총 발행주식 848만개 중 약 12%에 달하는 101만개를, 보광산업은 총 발행주식 3447만개 중 약 8%에 달하는 271만개를 미성년자들이 보유하고 있었다.

정재호 의원은 “미취학아동이 보유한 주식이 920억원이 넘는 등 주식을 통한 부의 세습이 어마어마하다”며 “상속과 증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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