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염희선 기자>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쟁점은 은행권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였다. 여야 의원들은 너나없이 은행의 DLF 불완전판매 행태를 비판하고 금융위원회에 사태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은행 DLF 사태를 놓고 목소리를 높였다. 

DLF 사태는 은행이 판매한 10년물 독일국채금리나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 금리에 연계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투자자가 손실을 본 사태를 말한다. 은행들은 DLF 판매에서 고객에게 불완전판매를 실시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관련 상품들은 이미 손실을 현실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9일 만기된 독일 국채금리 연계 상품 DLF의 손실률이 60.1%에 달했다. 지난달 25일 만기인 하나은행 DLF도 손실률이 46.4%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DLF 사태로 금융기관들의 신뢰도가 급격히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의원은 "DLF는 상방 수익은 한정돼 있지만 하방 손실은 100%인 상품이다. 그런데 금융회사는 아무런 리스크 없이 상품에서 생긴 수익을 챙겨갔다"며 "중도환매수수료가 약정수익률보다는 두세배 높아 투자자가 꼼짝할 수 없었고, 가입자 중에서는 60~70대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DLF 사태는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 판매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적으로 투자자에게 절대 불리한 구조인 상품이기 때문"이라며 "은행을 안전하다고 믿었던 고객을 배신했다. 직원들도 제대로 이해를 못한 상품이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DLF 설계를 방관한 금융위원회를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은 "불완전판매, 현장판매는 금융감독원이 조사하면 된다.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은 금융위원회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며 "불완전판매 수준이 아니라 설계가 잘못된 걸 판매했다면, 방카슈랑스를 폐지하고, 투자상품을 은행에서 팔도록 하면 안 된다. 앞으로 투자상품 현행 자율규제를 모두 허가제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DLF 사태의 책임이 있는 은행장들의 최근 행보를 문제 삼았다. 

김정훈 의원은 "DLF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자를 발생시킨 우리은행장과 하나은행장이 지금 해외출장을 가 있다. 금융위 국감하는 날만 떠났다"며 "이런 도피성 해외출장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잘못을 시인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DLF 사태 때문에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특히 연세 많은 분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금융위원장이 한번 가서 만났으면 한다. 또한 분쟁조정 과정에서 금융 구제를 철저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발생한 DLF 사태를 두고 은행에서 파생상품과 같은 고위험군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게 맞는지, 내부통제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며 “과거의 사례를 보면 사태가 터지고 바로 금지하게 되면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는 오랜 시간을 거쳐 누구나 수용할 수 있고 오래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정무위 국감에서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무소속 장병완 의원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규모와 시기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74조원의 신청이 들어왔는데(한도 20조원) 이는 수요 예측이 실패한 것 아닌가 싶다"며 "현재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금리 수준이 2.47%인데 미국도 금리인하할 것이 예상되고, 국내도 마찬가지다. 자칫 금리 역전 형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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