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0%가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가족과 다름 없는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돌보는 일은 크나큰 기쁨이다. 그러나 그에 수반되는 경제적 비용도 무시하지 못한다. 

강아지가 아파 동물병원에 갔다가 비싼 병원비 때문에 놀래 본 경험, 여행이나 출장 때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용한 고가의 애견호텔, 손바닥 만한 옷 한 장이 사람 옷보다 더 비싸 당황했던 경험.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한 번씩 경험했을 이야기다. 그렇다고 무작정 안 쓸 수 없는 케어 비용, 줄일 방법이 없을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혜택은 광견병 무료 접종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도에서 매년 2회 광견병 예방접종을 지원한다. 관내에 등록되어 있는 생후 3개월 이상의 모든 개와 고양이가 대상이며, 지원기간은 보통 2주 내외다.

평소 동물병원에서 광견병 백신을 맞으려면 1회당 2만~2만5000원이 들지만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경우 접종비 5000원만 부담하면 백신값이 무료다. 서울시의 경우 매년 4~5월, 9~10월 중 실시하지만, 시마다 지원 시기가 다르므로 미리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간단한 간단한 구충제 투여는 동물병원 대신 동물약국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동물병원은 보험적용이 불가해 치료비가 비싸고, 지역이나 병원규모에 따라 진료비나 약제비가 천차만별이다. 특히 예방접종비용은 전국 지방 광역시별로 최대 8배까지 차이 난다. 

의사의 진료나 처방이 필요한 경우는 반드시 동물병원을 이용해야 하지만 현행법상 ▲약을 먹이거나 연고 등을 바르는 수준의 투약 행위 ▲수의사 처방 대상이 아닌 예방 목적의 동물약품 투약 행위 ▲수의사의 진료 후 처방과 지도에 따라 행하는 투약 행위 등은 가정에서도 가능하다.

일례로, 1년에 한 번 반려동물에게 권장되는 코로나, 종합백신 등 5종의 예방백신은 동물병원에서 접종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러나 동물약국에서 백신을 따로 구매하면 백신 1개당 5천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려동물에게 매달 먹이는 구충제나 영양제도 동물병원보다 동물약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단, 모든 약국에서 동물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동물약국협회’ 홈페이지에서 우리 동네 동물약국을 검색한 뒤 제품 재고 여부를 확인하고 찾아가야 한다.

비교적 가격이 비싼 수입 반려동물 보조제품은 클릭 한 번으로 세계 어디로든 배송이 가능한 해외직구를 활용해보자. 관절영양제, 소화제, 연고 등 약사의 처방 없이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다양하고 국내보다 저렴하다.

대표적인 펫 해외직구 쇼핑몰로 펫버킷, 아이허브, 아마존 등이 있다. 일부 쇼핑몰은 20달러 이상 구매 시 전 세계 어디든 무료배송이 가능하고, 주소지를 한국어로 입력해도 배송이 가능해 직구가 한결 수월해졌다. 단, 배송기간이 보통 1~2주 정도 걸린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반려동물 돌봄서비스가 필요할 땐 비싼 애견호텔 대신 전문지식을 갖춘 펫시터에 맡기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동물병원 애견호텔은 케어비용이 하루 3~5만원에 달하지만, 펫시터 비용은 중소형견 기준 하루 2만원 내외로 돌봄이 가능하다. 돌봄 기간 동안 반려동물은 케이지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놀이와 산책을 자유롭게 하며, 목욕 등 별도의 케어를 받는다. 

펫시터가 매일 반려동물의 활동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해주며, 추가비용을 지불하면 반려동물을 직접 픽업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강사모, 와와당 등 반려동물 온라인 카페의 자유게시판에서 펫시터를 구하거나 도그메이트, 페팸, 페티안 등 전문 펫시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나 앱을 이용해도 된다. 

반려동물을 먹이고 재우고 산책 시키는 것 못지 않게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게 또 미용이다. 주기적으로 털 관리를 하거나 위생관리를 하는 반려동물의 경우, 한 번 이용할 때마다 3~4만원은 우습게 깨진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집에서 직접 미용과 목욕을 해주는 것이다. 약간의 손재주만 있다면 반려동물용 이발기기와 목욕용품을 구입해 직접 해줄 수 있다. 월 4회의 목욕, 월 1회의 미용비용만 아껴도 1년이면 250만원 정도를 아끼는 셈이다. 특히 반려동물 미용기술은 어느 정도 숙달되면 유기견/유기묘 봉사활동이나 임시보호 봉사를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구채희 재테크 칼럼니스트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돈 공부를 하는 재테크 크리에이터. 5년간 언론사 경제부 기자를 거쳐, 증권사에서 재테크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했다. 현재 재테크 강사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KDI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갓 결혼한 여자의 재테크>, <푼돈아 고마워>가 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