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와 마찬가지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를 막지 못한 금융당국에 질타가 이어졌다.

8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물었다. 은행, 증권사와 같은 금융회사의 영업행위를 감독해야 하는 금감원이 DLF 사태를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막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지난해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해외금리 연계 DLF에 대한 불완전판매 요소를 사전해 인지했지만, 금감원이 적극 움직이지 않은 탓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DLF 민원이 금감원 분쟁조정신청을 통해 접수된 것은 지난 4월인데, 금감원장은 사건이 접수된 지 3개월이 지난 후에야 이를 인지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도 금감원의 뒷북 행정을 지적했다.

김정훈 의원은 “DLF도 사태가 발생하고 난뒤 리스크관리 소홀, 내부통제 미흡, 불완전판매가 다수 발견됐다”며 “DLF 사태와 비슷하지만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난 2008년에 발생한 키코(KIKO) 사태에만 너무 집중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역시 “금감원은 지난 4월 DLF와 관련해 서면보고로 고령투자자 등의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지난 5월 해외금리가 하락하고 나서도 금융회사는 상품명만 바꿔서 펀드를 판매했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게 금감원의 할 일 인데 사태가 발생한 뒤에 할 수 있는 것은 사후 분쟁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일부 은행이 판매한 독일 금리 연계 DLF가 사모펀드의 투자자수 제한(49인 이하)과 공모펀드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펀드를 쪼개서 설정한 전형적인 시리즈 펀드에 해당한다는 의혹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독일금리 연계 DLF는 모두 19개로 4곳의 운용사가 만기, 약정수익률, 손실발생 배리어 등 일부 조건만 변경해 판매한 것”이라며 “19개 펀드 중 2개가 같은 날 설정된 경우가 4번이나 있는데, 설정일, 만기일, 손실배수, 손실발생 배리어가 모두 동일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월 5월 10일 동시에 설정된 K운용사 DLF와 R운용사 DLF는 만기일이 11월 12일, 손실발생 배리어가 -0.30, 손실배수가 333으로 동일했다. 다만 약정수익률이 각각 연 4.3%, 연 4.2%로 불과 0.1% 차이가 났다. 사실상 2개 펀드는 같은 상품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금감원의 현장조사 전 DLF 사태와 관련한 자료를 삭제한 사실도 들어났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금감원이 금융보안원과 함께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착수했지만 DLF와 관련된 자료가 삭제된 사실을 발견했다”며 “전산자료를 삭제했다면 불완전판매를 감추기 위해 검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핑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용역 직원이 나가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성도 부족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인력풀이 제한적이었다. 은행 쪽에서도 미스터리 쇼핑을 쉽게 인식하는 문제도 있었다”며 “모든 검사가 끝나고 난 뒤 금융위와 협의해 적절한 제재 방한을 마련하겠다. 불완전판매 내지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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