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세계적인 저물가 추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3년 3분기를 기점으로 그 영향력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글로벌 요인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추세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2013년 3분기를 전후로 확대되고, 상관관계도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2001년 2분기부터 올 1분기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21개국 자료를 바탕으로 각 나라의 추세 인플레이션율과 글로벌 흐름이 개별 국가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추세 인플레이션율이란 물가 상승률에서 경기순환적인 요인을 빼고 남은 기초적인 물가 흐름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추세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추세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 지속 하락했다. 2001년~2008년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은 평균 2.0%에서 2011년~2018년 1.4%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추세 물가상승률도 2.5%에서 1.7%로 떨어졌다.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과 한국의 추세 인플레이션 간 상관계수로 보면 2001년 2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 0.50으로 나타났다. 2019년 1분기까지 확대하면 0.91까지 높아진다.

우리나라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진 건 생상, 유통, 판매에 이르는 과정이 여러 나라에 걸쳐 이뤄지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구 고령화, 온라인 거래 확산, 글로벌화 등 복합 요인으로 전 세계 물가상승률이 하락했고,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2001~2008년 글로벌 추세 인플레이션이 평균 2.0%에서 2011~2018년 1.4%로 하락했을 때, 우리나라 추세 물가상승률도 2.5%에서 1.7%로 감소했다.

한은은 특히 2013년 3분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추세 물가에 대한 글로벌 영향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국을 10곳으로 추려 요인부하값을 재추정한 결과 2001년 2분기~2013년 2분기까지 우리나라의 요인부하값은 0.61 정도였으나 전 기간을 대상으로 했을 때 0.92까지 늘었다.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은 국내 소비자 물가 전부문에서 확대됐다. 그 중에서도 가공식품, 석유류 가격 등 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업제품 가격 등이 크게 낮아진 게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김 차장은 “최근 한국 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하락 등에 추세 인플레이션율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며 “공급측 요인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성이 짧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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