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올해 2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전보다 두 배 늘었다. 주택 구매에 나선 가계보다 자금을 묶어둔 가계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의하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23조5000억원으로 작년 동기(10조7000억원) 대비 12조8000억원(119.6%) 확대됐다. 역대 2분기 중 2014년 2분기(29조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택구매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을 사려는 가계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이 줄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의 주택구매를 가늠하는 주거용 건물 건설투자는 작년 2분기 29조9000억원에서 올 2분기 26조9000억원으로 3조원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금운용 규모는 38조원에서 44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중 금융기관 예치금이 25조4000억원에 달했다. 예대율 관리에 나선 은행들의 적극적인 예금 유치로 자금을 묶어둔 가계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간 자금조달액은 26조원에서 20조6000억원으로 일부 축소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줄어드는 등 기타금융기관 차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액은 16조6000억원에서 19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1분기 중 3조1000억원 줄었던 지분증권 밑 투자펀드는 2분기 중 3조4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채권은 1조9000억원 줄었지만 1분기(-9조3000억원)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됐다.

2분기 비금융 법인(통상 일반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순조달액이 2조6000억원 늘었다. 1분기와 비교해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외부 자금 조달을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의 여유자금은 24조4000억원으로 1년 전(37조6000억원)보다 13조2000억원(32.3%) 감소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소비와 투자 등 재정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2분기 정부의 통합재정수지는 21조2000억원 적자로 작년 동기(1조8000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국외 부문의 순자금조달은 9조원으로 2분기 기준으로 20122년 2분기(4조2000억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6월 말 국내 비금융부문 금융자산은 8353조5000억원으로 3월 말 대비 91조3000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72조 늘어난 5586조2000억원이다.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2767조3000억원으로 3월 말 대비 19조3000억원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820조7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20조4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부채 안정성 지표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12배로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국외 부문 금융자산까지 포함한 모든 경제부문의 총금융자산은 6월말 현재 1경8145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71조8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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