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업에 투자하는 ‘애국펀드’를 출시한다. 지난 8월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이 출시한 ‘필승코리아 펀드’에 이어 두 번째 애국펀드다.

금융투자협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재·부품·장비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펀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직접 금융시장을 통해 우리 기업의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 생산능력 증설 등에 필요한 자금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금융투자업계의 자금조달 및 운용역량을 국가 경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펀드 상품을 업계와 함께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이 펀드는 글로벌 무역 여건 변화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의 역량 강화와 자금조달을 돕겠다는 취지다. 지난 8월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시기에 맞춰 관련 기업 지원을 위해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이 출시한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와 비슷하다.

금투협은 일반 국민들도 해당 펀드에 쉽게 투자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공모펀드 형태로 출시한다. 다만 펀드 자금이 사모펀드를 통해 상장기업뿐 아니라 비상장 중소기업에도 공급될 수 있도록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구조로 설계할 계획이다. 공모펀드 자산의 50%를 초과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사모투자 재간접펀드를 활용하면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가 용이해지고, 개별 기업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운용방식 활용이 가능하다.

금투협 성인모 회원서비스부문장은 “일반 국민들이 쉽게 투자해 기업의 성장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공모펀드로 설정할 계획”이라며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 신상품은 총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금투협은 일반 국민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경우 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30%인 약 300억원은 한국성장금융이 해당 사모펀드에 후순위로 출자한다. 해당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한국성장금융이 출자한 금액만큼 공모·일반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는 구조다.

금투협은 대부분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업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사모투자재간접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거래소에 사모 재간접 펀드가 상장되면 일반 투자자들은 환금성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투협 성인모 회원서비스부문장은 “소재, 장비, 부품 기업이 대체로 작고 왜소하다는 점을 한국성장금융이 커버해주는 구조라 보면 된다”며 “일정기간 청약을 받고 펀드를 클로징 한 뒤, 거래소에 상장해 현금화하는 방식을 택해 일반 투자자들의 환금성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은 금융투자업계와 준비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11월 중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성장금융 주도로 오는 12월까지 선정한다. 금투협은 공모 운용사, 사모 운용사뿐만 아니라 벤처조합의 참여도 검토 중이다.

성인모 회원서비스부문장은 “공모 운용사의 운용경험과 사모 운용사의 사모 운용 능력, 벤처캐피탈의 비상장기업 소싱 역량을 합쳐 콜라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우량 기업을 발굴해 투자해주고 국민 자산 증식에도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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