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인하하면서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한차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25bp(1bp=0.01%) 내린 1.25%로 결정했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낮춘 후 올해 들어 두 번째 인하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했다. 다만, 이번 통화 정책 결정에서 두명의 위원이 기준금리 동결의 소수의견을 밝혀 시장 예상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IMF와 유사성을 갖는 한은의 전망경로를 예상하면 2020년이 올해보다 성장과 물가가 개선되는 방향이긴 하지만 그 전망도 하향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과 물가목표를 한참 하회하는 경제전망 하에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추가 인하 기대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내년 상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이슈와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들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리스크 완화가 실제 경제 펀더멘탈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에서다.

또한 올해 2.0% 경제성장률 수성 여부가 불투명하고 단기간 내 경기 저점 확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인하 당시에도 금리 동결의 소수의견(이일형 위원)이 있었으나 금번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재개. 결국 금번 소수의견 등장을 향후 기준금리 동결 신호로 해석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과거 1.25% 기준금리였던 2016년 성장률은 2.975%였으며 민간 부문 성장률은 1.975%수준이었다. 현재는 2% 성장률 방어도 쉽지 않은 가운데 올해 상반기 민간 부문 성장률은 0.6%에 불과하다. 내년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있지만 민간 부문의 탄력적 회복을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백윤민 애널리스트도 “내부적으로 수출,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IMF 등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올해 2.0% 경제성장률 수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이번에 ‘2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 할 것이라는 문구가 추가되면서 시장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는 내년 상반기 1회 추가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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