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경리단길, 힙지로와 같은 신흥 골목상권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서비스 및 디지털 시대의 소비 주체인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성공한 영향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최근 ‘디지털시대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골목상권의 부상’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신흥 골목상권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을 소개했다.

최근 형성되는 신흥 골목상권은 시설 인프라와 주요 소비자 층에서 기존 상권과 차별화돼 있다. 대로변과 주차장, 대규모 집객시설을 갖춘 대형 중심 상권이나 복합쇼핑몰 상권과 달리 신흥 골목상권은 대부분 좁은 골목과 미비한 교통 시설 기반 위에 형성됐다. 주거지 주변 골목길에 위치했지만 접근성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다양한 컨텐츠로 원거리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한다.

편안한 시설과 접근성이 뛰어나지도 않은 신흥 골목상권이 성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스마트폰 지도앱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골목마다 색다른 상점들로 구성돼 있는 신흥 골목상권이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광범위하고 신속한 SNS 공유가 이뤄졌다. 유동인구를 창출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란 뜻의 신조어다. 개성 있고 트렌디한 사진이 가능한 공간, 음식 등을 지칭하며 SNS 일상화에 따라 주요 모객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찾아가기 어려운 골목 안의 상점들도 지도앱 이용으로 접근성이 개선됐다. 지인과의 위치 공유가 쉬워졌다는 점도 신흥 골목상권이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다.

경험과 뉴트로(New+레트로)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는 신흥 골목상권을 성장시키는 핵심 인력이다. 자신만의 기준에 따른 경험 중시, SNS 신뢰감과 활발한 정보 공유, 오감을 자극하는 현실 경험 선호 성향이 신흥 골목상권을 찾는 이유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 도래하면서 소비 특성도 변화하고 있다. 골목상권은 입지 요건이 미흡함에도 비용 절감으로 보다 창의적인 시도를 촉진한다. 미흡한 입지 요건은 부동산 관련 비용을 절감해 진입장벽을 낮춘다. 이로 인해 예술가나 청년층 등 다양한 계층이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온라인이 아닌 특색 있는 오프라인 경험의 공간 가치를 증대시키는 역할도 한다. 체험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및 대형 쇼핑몰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시키는 공간인 것이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입지의 영향력이 디지털 플랫폼 및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차별적 경험 공간 설계를 위해 오감, 공간, 사람, 온오프라인의 연결이 필요해지면서 경험 소비를 위한 콘텐츠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대면 관계 기반의 공감대 형성과 커뮤니티 활성화는 소비자 확장을 가져왔다”며 “온라인과 공간이 연결되면서 이러한 공감대와 커뮤니티는 확대·재생산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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