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최근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가에서 발생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두고 ‘경기침체 징후’라고 해석하는 것은 아직 섣부르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임준혁 과장, 유민정 조사역이 20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미국·독일 장단기금리 역전 전후 실물지표 추이와 시사점’에 의하면 장·단기 금리역전과 경기침체의 관계는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한은은 미국과 독일을 예로 들며 “주요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장단기 금리역전과 경기침체 간 관계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에서는 지난 6~7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년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독일에서도 8~9월 중 10년 만기 국채와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일이 생겼다.

금리역전이 발생하면 일정 기간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발생했다는 과거 사례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된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8번의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미국의 경우 1966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금리역전에 의한 경기 수축이 일어났다. 독일도 1990년 이후 두 차례의 금리역전이 발생하면서 경기가 수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반면 영국은 1997년 금리역전 이후에도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금리역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등 연관되지 않은 사례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최근 주요국에서 금리역전이 발생했다고 해서 실물지표 둔화나 감소 흐름이 과거 사례처럼 재현될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금리역전과 경기침체의 관계가 일관되기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최근 미국 경제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채권시장도 과거와 달리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어 과거 사례를 단순히 적용해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부호무역주의 강화 영향으로 세계교역이 위축되고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항에서 장단기 금리 축소나 역전 현상이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역전 현상의 지속 여부와 실물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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