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지난 21일을 마지막으로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이번 국감에서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를 두고 은행권에 집중 질타가 쏟아졌다. 증권업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증권사들이 과도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 증권사와 은행 각각 2곳의 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 이종서 본부장과 KTB투자증권 김은수 상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미래에셋대우와 KTB투자증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트프라이빗에쿼티와 연결된 PNP플러스컨소시엄에 사업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PNP플러스컨소시엄의 재무상황이 부실한데도 불구하고 해당 증권사들이 투자를 결정한 것은 과도한 특례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KTB투자증권이 금융주선을 보냈을 시점에 PNP는 자기자본이 3100만원에 불과했으며 매출액은 0원, 영업이익은 2억2000만원 손실이었다”며 “미래에셋대우도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금융주선의향서를 보내고 1500억원의 조건부 대출확약을 해줘야하지 않으냐”고 질의했다.

김성원 의원도 “당기 순손실이 2억원이 난 부실한 회사인데 1000억원짜리 금융주선의향서를 써주면 특별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KTB투자증권이 2017년 금융의향서를 14건 발행하면서 13건의 경우 조달 금액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PNP에 대해서만 명시하지 않고 ‘추후 기재’로 표기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KTB투자증권 김은수 상무는 “재무상황과 사업자 등록증, 등기부 등록을 보고 실체가 있는지는 확인했지만 기술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미래에셋대우 이종서 본부장은 “증권회사라서 회사의 신용으로 대출해주는 곳이 아니고 프로젝트의 사업성 등을 기반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투자한 사모펀드와 관련한 정무위의 질타가 이어지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발견 시 PNP플러스에 투자확약서를 발급해준 미래에셋대우를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하나카드 장경훈 대표와 우리은행 정채봉 부행장이 출석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는 최근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한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장경훈 대표는 지난해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금융투자 부사장(WM그룹장)을 겸직했던 시절에 DLF 상품을 집중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집중 지적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하나은행에서 1년 동안 팔린 DLF 상품의 87%는 장 대표가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금융투자 부사장을 겸직한 시기”라며 “핵심평가지표(KPI) 등 인사평가에서 해당 상품을 파는 실적이 상당한 고점 요인으로 작동했다. 이달의 PB 선정도 상품 판매 순위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장 대표가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임원을 겸직하고 있던 시기에 DLF 상품이 집중적으로 판매됐다”며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 상품은 하나금융투자가 만든 DLS였고, 이를 하나은행으로 몰아주면서 판매를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함영주 부회장은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가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으며, 이를 충실히 수행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리 하락기에도 DLF 상품 판매를 강행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우리금융연구소에서 지난 3월부터 주요국 금리 하락을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은 독일 국체금리 DLF 판매를 강행했다”고 지적했으며 제윤경 의원 역시 “우리은행은 PB등급제나 제한적 채널 외에는 전부 사후관리이며, 고객 손실이 확정되고 나서야 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채봉 부행장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해당 DLF를 설계한 외국계 IB가 내놓은 금리 정책을 보고 상품을 판매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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