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손해보험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례적으로 90%를 넘어섰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11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율이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보업계는 적정 손해율을 77~78%로 본다.

보험사별로 보면 MG손보가 158.8%로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보다 50.0%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MG손보측은 “9월 고액의 대형 사고가 몰리면서 손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의 손해율은 작년 동기(91.2%) 대비 10.4%포인트 오른 101.6%였다. MG손보와 마찬가지로 받은 보험료 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은 셈이다.

대형 손보사인 삼성화재(90.3%), 현대해상(92.2%), DB손보(92.5%), KB손보(92.6%) 뿐만 아니라 우량 고객위주 계약을 인수해 그간 안정적인 손해율을 유지해 온 메리츠화재(90.1%)도 모두 90% 이상을 기록했다.

한화손보 95.4%, 악사손보 96.6%로 나타났고, 작년 3분기 106.4%의 손해율을 기록한 흥국화재도 90% 이상일 것으로 예측된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부 9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작년과 올해 최저임금·자동차 정비 요금이 인상되고 한방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보험금 지급액이 급증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많았다. 반면 금융당국의 반대로 보험료 인상을 하지 못하면서 손해율이 상승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올해 자동차보험 관련해 보험료 2회 인상과 모든 손보사의 손해율이 90%를 넘는 이례적인 현상이 잇따라 발생했다. 불과 2년 전과 비교해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

손보업계는 2016년 보험료 인상을 통해 2017년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16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시절 ‘보험료 자율화’ 정책이 손보사들은 그동안 올리지 못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단행한 영향이다. 덕분에 삼성화재와 악사손보는 200억원 규모의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으로 2017년 상위 10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1076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5년간 실적 중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흑자의 기쁨은 잠깐이었다.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안정되자 보험료 인하 경쟁을 펼쳤고, 작년부터 손해율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누적되고 있지만 연내 보험료 2회 인상을 한데다 당국이 소비자 보호한다는 입장으로 반대하면서 보험료 추가 인상은 불가능하다”며 “이르면 내년 보험료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고량이 늘어나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손해율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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