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 증시가 올해 4분기 저점을 찍고 내년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맥쿼리증권은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중국 시장 및 글로벌 경기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맥쿼리증권 황찬영 대표는 “한국 경제는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는 상태”라며 “올해 4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은 주식을 팔기보다는 사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주식시장을 전망할 때 구조, 사이클, 이벤트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증시를 전망해보면 구조적인 경제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 사이클이 반등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등과 같은 이슈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금융위기 이전에는 사이클이 넓고 긴 형태를 보였지만 금융위기 후 간격이 짧고 좁은 모습으로 변했다”며 “지난 6~7년간 경제 사이클이 돌고 있지 않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로 재고가 늘고 출하 대비 재고지수가 금융위기 때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의 경기 사이클 선행지수는 경기보다 통상 9~12개월 전에 먼저 변동한다. 경기 사이클 선행지수가 올해 초 바닥을 찍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4분기를 경기 바닥으로 볼 수 있다.

황 대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농산품, 유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가 지난 5년간 지속 레벨 다운되고 있다”며 “한국의 디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대외 변수 측면에서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에 따른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다만 브렉시트와 같은 일부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다.

황 대표는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섹터를 주목해볼만 하다. 경기 민감주 가운데 크게 떨어진 주식, 금리 인하에 따른 배당주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맥쿼리증권 빅터 슈베츠 수석 아시아 전략가와 래리 후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글로벌 경기 및 통화정책과 중국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빅터 전략가는 “중앙은행의 노력으로 글로벌 경기는 최악을 면했으며 리플레이션 상태로 가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수준의 통화정책을 유지하게 된다면 디플레이션은 더욱 강화되는 반면 실질성장률은 낮아지고 금융 투기가 높아져 소득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각국 주요 은행들의 통화정책은 끝으로 치닫고 있어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의 1992~1993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중심에서 기술과 소비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향후 20~30년간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높은 레버리지가 있는 곳에 투자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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