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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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생명보험업계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대폭 줄어든 반면 건수는 크게 증가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출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생명보험사들이 거둬들인 신계약 건수는 713만9150건이다.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건수다.

신계약 건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달리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5년 중 가장 낮은 164조794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생보업계 신계약 건수·초회보험료는 8월 기준 2015년 712만8307건(238조8326억원), 2016년 701만8875건(214조4583억원), 2017년 657만8056건(192조2610억원), 2018년 671만619건(172조8545억원)이었다.

생보업계 신계약 추세를 보면 건수와 초회보험료 모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IFRS(국제회계기준)17과 K-ICS(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 시 저축성보험이 부채로 인식돼, 보험사들이 전략적으로 판매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보험에 가입할 만큼 시장이 포화된 것도 신계약 감소 이유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계약 건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저렴한 보험료의 상품이 대거 출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보업계는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 기본 보험료가 비싼 상품을 주력으로 한다. 하지만 보험료가 비싼 만큼 소비자 니즈가 떨어지면서 판매량도 줄고 있다. 이에 생보사들은 주력 상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보험료가 30~40%가량 싼 무·저해지 상품을 주로 출시·판매했다. 올 1분기에만 108만건의 신계약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일명 ‘가성비’ 상품도 저렴한 보험료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보험사들은 월 납입보험료가 1만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상품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 결과 9월 기준 CM(사이버마케팅)채널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2015년 47억8700만원에서 2019년 134억5800만원으로 181.1%(86억7100만원) 늘었다.

상품 분할 판매 방식도 신계약 건수 증가 및 초회보험료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치매·종신보험 가입 시 일정량의 가입금액을 설계해야 하는데, 이를 반으로 줄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최소 가입금액 5000만원 당 1구좌라면, 0.5구좌도 가입 가능케 하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상품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비싸서 잘 팔리지 않게 되자 보험료가 저렴한 무·저해지 상품 위주로 출시하면서 가입 건수는 늘고 초회보험료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월 보험료가 몇 백 원에서 몇 천 원 하는 보험도 계속 나오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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