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 9월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거주자의 해외 투자가 증가한 반면 비거주자의 증권투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 9월 국제투자대조표’에 의하면 지난 9월 말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은 5026억달러로 석 달 전보다 404억달러 증가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것으로 5000억달러를 넘긴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다.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 대비 181억달러 증가한 1조6395억달러를 기록해 거주자의 증권투자가 163억달러로 크게 증가한 영향을 반영했다. 3분기 중 코스피지수는 3.2포인트 하락한 데 반해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같은 기간 1.2포인트, 유로스톡스는 2.8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함께 개인, 기업이 자산운용사를 통한 해외채권투자를 늘린 것도 대외금융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말 대비 5억달러 늘었고, 증권투자는 지분증권, 부채성 증권 투자가 각각 81억달러, 82억달러씩 늘어나 전분기말 대비 163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부채는 1조1369억달러로 223억달러 감소했다. 원화가치 절하, 국내 주가 하락 등 비거래 요인으로 비거주자의 국내증권투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87억달러 증가한 4798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권은 대외금융자산에서 주식, 파생상품ㅇ르 제외하고, 만기와 금리가 정해진 채권, 대출금 차입금 등을 포함한다.

대외채권은 9380억달러로 48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는 39억달러 감소한 4582억달러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갚을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은 순대외채권국가가 된 건 2000년부터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만기별로 보면 단기 대외 채권이 41억달러 줄어든 반면 장기 대외채권이 89억달러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중앙은행, 예금취급기관이 각각 2억달러, 6억달러씩 늘었고, 기타부문에서 69억달러 늘었으나 일반정부는 29억달러가 감소했다. 기타부문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과 비금융기업 등으로 구성됐다.

준비자산(외한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인 단기외채비율은 332%,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단기외채비중은 29.2%로 석 달 전에 비해 각각 1.6%포인트, 1.1%포인트 낮아졌다. 단기외채는 외국인이 보유한 만기 1년 미만이 채권 혹은 대출금 등으로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지난 6월 말 단기외채 비율(34.7%)이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9월말엔 소폭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역외거래를 위해 차입금을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단기외채 규모가 변하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