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빅테크와 디지털, 리스크관리, 사회적 책임 같은 트렌드가 미국 금융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McKinsey&Company는 미국 금융소비자 2036명 및 은행 간부 100명을 대상으로 은행 서비스 선호도, 빅테크 금융 서비스 이용 의향, 기대하는 은행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미국 소매금융 시장의 변혁을 촉진하는 7가지 현상이 발견됐다. 

우선 빅테크가 기존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은 금융상품을 통해 소매금융 시장에 진출 중이다. 

아마존은 미국 신용카드사인 싱크로니 파이낸셜과 제휴해 금융취약계정, 저신용자 대상 신용카드 아마존 크레딧 빌더를 출시했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애플카드를 내놨고, 페이스북은 우버, 키바와 같은 비금융회사와 컨소시엄을 통해 암호화폐 리브라의 출범을 선언했다. 

금융권의 사업영역 확장도 큰 이슈로 꼽혔다. 최근 미국 은행들은 빅테크와 제휴, 플랫폼 개발을 통해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비금융권에 진출하고 있다. 은행 간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4%는 5년 내 신규 플랫폼을 통해 비금융상품에서 10% 이상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디지털채널 선호 현상도 트렌드로 지목됐다. 미국에서는 옴니채널의 확산으로 최근 50대 이상에서도 디지털 뱅킹 선호 현상이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대부분 은행에서 업무 프로세스의 완전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자산관리 서비스도 70세 이하 금융소비자의 60%가 디지털채널로 이용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 강화도 언급됐다. 미국 금융소비자 대부분은 주택가격 상승, 과도한 학생대출, 소득 양극화와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에 은행도 일조했기 때문에 은행의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기술 도입과 리스크관리 강화도 중요 트렌드였다. 미국은 은행업무에 신기술을 접목해 규제 준수, 리스크관리, 민원응대 등의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IT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있다. 리스크관리 강화의 경우 가짜뉴스, 해킹 등 외부요인으로 은행 손실이 증가하면서, 외부 리스크 감지·관리가 가능한 새로운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외부 리스크관리 강화 방안으로는 디지털 리스크 현황 및 관리 우선순위 분석, 기존 리스크관리 절차 현대화, 분야별 리스크 전문인력 채용이 제시됐다. 

디지털 인력 양성도 강조됐다. 은행원 직무분석 결과 미국은행의 평균 디지털 인력 비율은 7%,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은행은 15%로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인력이 40%를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은행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5년 내 빅테크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디지털 인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혜슬 전문연구역은 "미국 소매금융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7가지 현상은 은행의 규모와 관계 없이 모든 은행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변화"라며 "빅테크 기업과 제휴, 디지털 조직문화 확립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개별은행 상황에 맞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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