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이 높아지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레버리지 규제 강화게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 세미나를 열고 “증권사들의 전체 PF 유동화 증권에 위험점수를 측정한 결과 평균값이 2014년 0.254에서 2018년 0.301로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위험점수는 부동산 용도(25%), 지역(30%), 시공사(35%), 채무보증(10%) 등 위험 요인에 각각 가중치를 둬 유동화증권의 평가한 지표다. 통상 1에 가까울수록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도 지난 5년 사이 2.3배 증가했다. 증권업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이 같은 기간 4조2000억원에서 3.3배 늘어난 13조7000억원으로 집계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의 성장은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영업과 경쟁에서 비롯됐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라 소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해진 부동산 PF 시행사들이 유동화 방식을 선호하면서 덩치가 커진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부동산PF 유동화증권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동산PF 관련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권사의 손실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10~20% 이내로 과도히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이 부동산PF 손실률이 높아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증권사의 손실 금액이 자기자본의 10% 이하 수준에서 형성됐다. 일부 중소형사 손실 금액이 자기자본의 16% 수준이었으며, 손실 금액은 1200억원에 달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해 부동산 PF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증권사들이 많아졌지만 위험점수가 대체로 0.3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의 위험 익스포저가 양적·질적 측면에서 동시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의 여타 위험과 부동산PF 위험 간 상호 연계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의 문제는 남아 있다.

장근혁 연구위원은 “증권사 자체의 위기 시에 부동산PF 관련 유동화증권 시장의 불안을 가중하고 이는 다시 증권사에 악영향을 미쳐 시스템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부동산시장 침체로 여러 부동산PF 유동화증권이 부실해지는 경우 증권사 신용이 하락 하고 이는 부동산PF 유동화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감독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부동산PF 등 부외항목 위험을 고려한 레버리지 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석훈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은 이러한 부동산PF 유동화증권 증가를 미리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과 증권사가 적절한 위험 관리를 유도할 수 있는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며 “업계 역시 부동산PF와 관련해 위험관리 체계 완비, 전문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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