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시중에 도는 은행권 화폐 중 5만원권 지페의 수명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자주 쓰이지 않고 장롱이나 서랍 속에 가지저장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결과’에 의하면 5만원권 유통 수명은 162개월(13년 6개월)로 은행권 중 가장 길었다. 1만원권은 이보다 2년 11개월 짧은 10년 7개월이었다.

화폐 유통수명은 신권이 한은 창구에서 발행된 후 유통되다가 더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다시 한은으로 돌아올 때까지 걸린 기간을 말한다. 한은은 은행권 표본을 추출한 뒤 유통기간을 추적하는 표본조사 방식으로 조사했다.

5만원권 수명이 가장 길게 나타난 건 다른 화폐와는 대체적인 ‘쓰임’이 다르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한은 발권국이 조사한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결과’에 의하면 개인들은 5만원권을 주로 예비용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보유금액에서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9.4%로 집계됐다. 손을 덜 타다보니 수명이 길어진 셈이다.

반대로 물건을 살 때 많이 쓰는 1000원권과 5000원권의 수명은 각각 4년 5개월, 4년 1개월로 더 짧았다.

1만원권의 유통수명은 127개월(10년 7개월)로 상대적으로 길었다. 5만원권과 마찬가지로 거래 용도보다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 사용이 줄면서 화폐의 유통수명은 길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작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000원권은 1개월, 5000원권과 1만원권은 6개월씩 유통수명이 늘었다. 5만원권은 작년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1000원권의 유통 수명은 유럽존 5유로(18개월), 영국 5파운드(23개월), 일본 1000엔(18개월) 등 주요국보다 길게 나타났다. 화폐 단위별로는 영국 50파운드(492개월), 미국 100달러(180개월), 유로존 500유로(235개월)에 달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5만원권은 가치저장 수단 외에도 상거래와 경조금, 용돈 등 개인간 거래에서도 사용되고 있어 주요국 최고액면 은행권에 비해서는 유통수명이 다소 짧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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