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을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한차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재차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이후 이에 대한 효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4∼20일 국내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100명)의 99%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날 금통위에서는 1명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했다. 이번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은 그동안 저물가 고착화 가능성과 이에 대한 통화 정책 대응을 요구해왔던 신인석 의원이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차례 낮출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고, 아직 본격적인 해소 국면 진입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리스크 요인들이 완화되더라도 실제 경제 펀더멘탈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통방문에서 “2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성장률은 1% 후반대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교보증권 백윤민 에널리스트는 “여전히 단기간 내에 경기 저점 확인이 쉽지 않고, 향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하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고, 아직 본격적인 해소 국면 진입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경기개선과 리스크 완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체력이 약한 한국경제가 회복하기 위한 ‘영양제’ 측면에서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물론 올해 미국이 실행한 것처럼 경기와 금융 안정을 위한 ‘예방적 인하’를 가지고 채권투자로 대단하게 돈을 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9월 이후 금리 급등에 따른 수습의 여유 정도는 확보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김명실 애널리스트 역시 “물가 및 수출지표의 부진이 내년 초까지 연장될 경우 선제적인 한은의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4월 총선과 금통위원 교체라는 빅 이벤트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정책방향의 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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