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나이스신용평가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내년 유동성 장세에도 증권사 및 은행들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는 반면 보험사들은 수익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나이스신용평가는 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저성장과 저금리:새로운 환경의 시작인가’를 주제로 공동 간담회를 열고 국내 경기 및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S&P와 나신평은 내년에도 지속되는 저성장·저금리 사업환경에 따라 국내 산업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40개 업종 중 17개 업종의 산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소매유통,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종합건설, 할부리스, 부동산신탁, 주택건설 등 7개 업종은 내년 산업환경 ‘불리’, 실적방향 ‘저하’로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최우석 평가정책본부 상무는 “나신평은 올해 11월 말 기준 30개 기업에 부정적 신용평가를, 15개 기업에 긍정적 신용평가를 부여했다”며 “내년에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중국 수출 악화, 석유 화학 업종의 수출 감소 예상, 기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산업 전반의 수익성 부담이 심화돼 신용도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 중에서는 증권사와 은행의 수익성이 내년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경우 2016년 신LCR 제도를 도입하면서 IB, 대체투자 등으로 수입구조를 다각화해 유동성 장세에서도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파생결합증권, 해외부채 증가는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나신평 이혁준 금융평가본부장은 “올해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유동성 장체가 펼쳐졌다. 미국, 중국, 일본이 모두 10~15%의 지수 상승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상승장에서 소외됐다”며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사업 기회를 제공해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이익이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증권사들이 리스크확대 구조에서 관리감독 강화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리스크 관리 수준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역시 향후 1~2년간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금리 기조 하에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지만,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자산건전성을 유지해 현재의 성장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가계부채 역시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S&P 김대현 이사는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전반적으로 규제가 늘어난 만큼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자산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산업은 내년도 수익성 부담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기조에 투자수익성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일부 생명보험사들의 고금리부채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에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이 계획돼 있어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노력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김대현 이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보험사들은 잘 갖춰진 사업 기반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력 확보, 보장성 중심의 판매로 수익성 유지 등으로 안정적 전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2.1%로 제시됐다. 이는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였던 2.0%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내년에는 전반적인 건설 투자 부진, 민간소비 부진의 영향으로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급격히 하락했던 반도체 설비투자의 기저 효과로 정부의 재정지출이 크게 확대되면서 소폭 개선된 성장률 보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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