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생보업계가 번 돈보다 지출한 금액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리스크 부담에 따라 책임준비금이 감소하면서 보험영업현금흐름이 악화한 영향이다.

보험연구원 조영현 연구위원은 지난 8일 ‘생명보험회사 보험영업현금흐름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생보업계가 427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험영업현금흐름은 수입보험료에서 지급보험금과 사업비를 차감한 값이다. 보험영업활동으로 들어온 현금과 나간 현금을 따져본 것으로, 이 값이 마이너스인 것은 보험영업에 따라 들어온 현금보다 나간 현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생보업계 보험영업현금흐름은 2012년 42조6000억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2015년(34조6000억원)을 기점으로 2016년(32조6000억원), 2017년(19조2000억원), 2018년(9조7000억원) 연속 감소세다.

보험영업현금흐름 감소는 수입보험료가 감소한 반면 지급보험금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생보업계 수입보험료는 2015년 117조2000억원에서 2016년 119조8000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2017년(114조원), 2018년(110조8000억원), 올 상반기(52조2000억원)까지 줄어들고 있다.

반면 지급보험금은 2015년(67조원)부터 작년 말(86조1000억원)까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만 44조7000억원을 지급하면서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입보험료 감소 현상은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중가했지만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급격히 줄면서 발생했다.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2016년(40조3000억원)부터 2019년(44조3000억원)까지 지속적으로 늘었다. 반대로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2016년(44조3000억원)부터 올해(30조2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저축성보험 판매량 축소는 2022년 도입되는 IFRS(국제회계기준)17에 대응하기 위한 생보사들의 조치다. 저축성상품은 만기 때 돌려줘야 할 보험금 규모가 커지는데, 이는 보험사가 미리 쌓아둬야 할 책임준비금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보장성상품은 당장 들어오는 수입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이 적다.

회사별로 보면 분석 대상 23개 생보사 중 보험영업흐름이 마이너스인 곳은 2016년 2곳, 2017년 3곳, 지난해 5곳에서 올해 상반기 11곳으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이들 11개사는 올 6월 말 기준 책임준비금 대비 부채적정성평가(LAT) 잉여금 비율이 모두 10% 미만이었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금리가 하락할 경우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 연구위원은 “보험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생보사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자산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특히 이들 회사는 당기순이익 관리를 위해 고금리 채권을 매각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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