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에서 연설하는 아베신조 총리. 총리관저HP에서 인용.

<대한데일리=서태교 특파원> 일본은 경제지를 중심으로 2020년 신년 경제예측이 한창이다.

<주간동양경제>는 12월 28일호를 통해 특집으로 심층취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경제전문가 17명은 2020년 일본의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율을 0.4~0.6%으로 예측했다. 이는 일본 내각부가 시산한 잠재성장율 1.1%에 못미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미진한 성장율의 이유로 두가지를 꼽았다. 우선 2018년에서 2019년까지 이어진 세계적인 반도체수요의 악화와 자동차판매 감속 등 생산악화다. 또 하나는 일본의 내수 감퇴다. 일본는 지난 10월 1일에 소비세율을 기존의 5%에서 8%로 인상. 이에 따른 소비 악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2019년에 천황 교체에 따라 연호를 ‘레이와(令和)’로 바꿨다. 그러면서 경기부양이 되리라는 예상이 있었고,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일종의 사재기 현상이 있을 거라는 관측이 있었다.

이는 실제 어느 정도 수준으로 현실화됐다. 2019년 3분기(7~9월)의 성장율은 1.8%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늦게 찾아온 대형 태풍으로 인한 소비 감퇴를 감안하면 4분기(10~12월)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풍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설명하는 일본 정부(총리관저) 페이지.

‘미중 마찰’ 리스크…재정악화 우려도

2020년의 일본 경기를 좌우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는 전문가 12명이 미중마찰 격화에 따른 해외경제 악화를 뒀다. 다음으로는 소비세 인상에 따른 소비침체(8명)가 잇따랐다.

또한 2011년 11월을 바닥으로 일본 경기 확장이 지금까지 97개월째 이어진다고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2018년 10월에 하강국면으로 들어갔다”는 시각이나 “2020년 내로 정점을 찍는다”는 의견이 존재했다.

<주간동양경제>에는 재정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실렸다. 일본은 현재 완전실업율이 2%대 전반을 유지하며 구인배율도 1.5배 이상(노동자보다 일자리가 50% 더 많다는 것)이 넘는다. 이를 두고 ‘경제는 이미 완전고용, 풀가동상태’로 진단해 세수 증가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다.

지출에 대해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상승으로 발생한 대형태풍 피해로부터의 복구 및 내년도 이후의 대책마련 등이 압박하는 양상이다. 또한 고질적인 부담인 “의료·개호(돌봄)” 부문의 급부억제 대책도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고급외제차, 고급가구 수요 급증…양극화 우려도

다른 경제전문지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2월 24일호의 특집 “일본경제 2020 총예측”에서 “2020년 가을까지 경기는 확대를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기사에서는 분석에 앞서 2019년의 두들어진 소비경향으로 두가지를 꼽았다. 

우선 1000만엔(약 1억600만원)이상의 고급외제차 판매량의 급증이다. 2019년의 판매량은 2만1046대. 이는 2012년의 9924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한 해외브랜드의 고급 가구도 잘 팔린다고 하면서, 2020년 7월에 개막을 앞둔 올림픽 경기에도 주목했다. “상업시설, 공항, 호텔 등에서 고급가구의 법인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가 대규모 금융완화에 따른 주가와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아베노믹스의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반대로 아베노믹스가 서민층을 힘들게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베 신조 총리가 2차 집권한 2012년부터 2017년까지의 통계로 볼 때 소득규모로 전체 세대를 5등분한 3순위 층(중간층, 마이너스 1.9%)과 5순위(저소득층, 1.2%증가)의 소득 증가율이 1순위 부유층(6.9% 증가)에 크게 못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의 위험요소로서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하락을 꼽았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미즈노 카즈오 호세이대학(法政大学) 교수의 “엔제 세계적인 금융쇼크가 올지가 관건이다. 원유 급등이나 자연재해로도 쇼크는 온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구조적인 개혁이 뒤로하는 일본 경제가 쇼크를 버틸 수 있는지 불안하다”고 내다봤다.

여러 호재 속에서도 성장전략 절실

<주간 이코노미스트>에서는 2020년에도 일본 경제를 내수가 받쳐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근거로서 ▲소비세 증세로 인한 수요가 소규모라서 그 반동이 적다 ▲중소기업에서의 전제결제의 보급 ▲유아교육 무상화 ▲고용상황의 안전화 ▲물가 안정 등을 뒀다.

올림픽 역시 호재로 평가했다. 관련 수요는 이미 피크를 넘었다고 하면서도 교통, 호텔 등 인프라서업과 오피스의 건설수요가 견실하다고 하면서 태풍피해 복구나 향후 예방을 위한 대규모 경제대책이 이루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런 호재 중에서도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유지 못하는 등 인력부족이 영향의 확대나 일본정부가 이렇다 할 성장전락을 내세우지 못하는 점이 불안요소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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