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손해보험업계 CM채널은 급격히 성장하는 반면 생명보험업계는 저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보업계는 의무가입 보험이 없을 뿐 아니라 저축성보험 니즈도 줄어든 탓이라고 본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손보업계는 CM채널에서 3조42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조6360억원) 대비 30.0%(7911억8500만원) 성장세를 기록했다.

손보업계 CM채널 매출 증가는 대형사들이 이끌었다. 삼성화재는 2018년 3분기(1조4521억원) 대비 12.8% 증가한 1조63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2433억6500만원에서 3521억8200만원으로 44.7% 늘었고, DB손보는 2369억2600만원에서 3563억8800만원으로 50.4% 증가했다. KB손보는 2379억4000만원에서 5678억3300만원으로 138.6%나 늘어 업계 내 가장 큰 매출 증가액을 기록했다.

생보업계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성장세를 보이기는 했다. 다만 손보업계와 비교해 매출 증가액은 크지 않았다.

생보업계의 작년 같은 기간 CM채널 수입보험료 규모는 96억1200만원에서 143억2000만원으로 47억800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매출 확대 폭만 보면 48.9%로 손보업계 보다 높지만 전체 규모에서 크게 뒤쳐진다.

생보업계 CM채널 성장은 KB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삼성생명이 주도했다. KB생명은 2018년 말 1년 만기, 3.5%의 확정금리로 원금까지 보장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인 ‘(무)KB착한저축보험’을 출시하면서 해당 기간 CM채널 매출을 5억7500만원에서 30억260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 CM채널 초회보험료는 16억1500만원에서 25억2900만원으로 늘었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37억8700만원에서 52억3900만원으로 증가했다.

생보업계 CM채널 매출액이 손보업계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의무보험 상품을 취급하는지 여부에 의해서다.

손보업계는 의무가입보험인 자동차보험을 판매한다. 자동차보험은 기존 가입자라면 설계사의 설명 없이 쉽게 가입할 수 있어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오프라인 대비 보험료가 20% 가량 저렴해 CM채널로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손보사 입장에서도 사업비 절감을 위해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활성화하면서 CM채널 매출이 점점 늘고 있다.

반면 생보업계는 의무가입 보험이 없다. 이는 소비자가 스스로 보험을 가입하기 위해 CM채널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가 없다는 뜻이다.

생보사 상품 중 CM채널로 많이 가입하는 저축성보험의 매출 부진도 CM채널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소다. 생보사들은 2022년 도입되는 IFRS(국제회계기준)17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저축성보험의 판매량을 전략적으로 줄이고 있다. IFRS17 도입 시 저축성보험은 대부분 부채로 인식돼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낮아지는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도 소비자의 가입 니즈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생보사 저축보험 평균 공시이율은 연초 2.7%대에서 연말 2.5%대로 떨어졌다. 공시이율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에 부리해주는 이율로, 향후 돌려받는 보험금의 액수를 결정하는 요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사업비가 저렴한 CM채널 매출을 늘리고자 보험료가 싼 보험들을 온라인 판매 하고 있음에도 매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손보사와 달리 의무보험이 없고, 보험료 납입액이 큰 저축성보험의 유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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